(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주가가 떨어질 때로 떨어진 뒤 해당 종목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증권사들의 종목분석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발표한 종목분석 보고서들 중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보고서는 1월 325건, 2월 240건(18일 현재)을 합쳐 총 565건에 달한다.
그 동안 영업일수가 총 31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일 18건 이상의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나온 셈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84건에 비해 81건(16.7%)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목표주가 상향조정은 총 106건(1월 75건, 2월 31건)으로 하루 평균 3건에 불과했으며, 작년 같은 기간 384건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78건(72.4%)이나 급감했다.
목표주가 하향조정 건수는 상향조정의 5.3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배를 크게 웃돈다. 반대로 증시 활황이 지속됐던 작년 한해 동안 목표주가 하향조정 보고서는 1천339건으로 상향조정 3천905건의 0.3배에 불과했다.
최근 이처럼 목표주가 하향조정 보고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제시된 하향조정의 이유가 뚜렷하지 않거나 설득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대신, 보고서의 상당부분이 목표주가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전망 등 펀더멘털이 변함없이 양호하기 때문에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점을 설명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
새겨보자면 기업 자체적으로 특별한 하자가 생긴 건 아니지만 소속 업종이나 글로벌 동종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낮춰잡다는 것이다.
목표주가는 투자의견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좌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목표주가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이를 수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종종 매수나 매도 신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쏟아지고 있는 목표주가 하향조정 보고서들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역할을 하기 어렵고, 이미 떨어진 주가를 사후적으로 해명하고 수용하는 데 급급할 뿐이다.
"애널리스트는 점쟁이가 아니고 종목분석 보고서는 점괘가 아니다. 애널리스트는 소신껏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투자자들은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서 이 같은 의견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그렇지가 않다. 적정 시기에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매도 의견을 내고 싶어도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는 물론 해당 기업의 반발 때문에 낼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사후약방문'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얘기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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