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윤종석 기자 = 일본 도시바발(發) 강풍 주의보가 국내 전자업계에 내려졌다.
18일 일본 언론 등 외신으로 타전된 도시바의 'HD DVD 사업 철수 임박과 낸드플래시 대형공장 증설' 일정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국내 주요 업체는 모두 도시바의 그런 결정은 이미 예고돼온 것으로서 새로울 게 없는만큼 요란하게 사업 진로를 변경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도시바의 향후 사업 방향에 안테나를 세운 채 차분하게 대응해나간다는 분위기다.
일단 업계는 도시바의 HD DVD 철수 임박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HD DVD의 경쟁 포맷인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에 선 채 이를 기반으로 하되 HD DVD까지 지원하는 전자제품을 출시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택 폭을 넓혀놨던 만큼 앞으로 시장상황을 봐가며 한 포맷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대형공장 확장 결정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나온 이야기지만 이 분야 시장의 '치킨게임'(chicken game. 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는 것) 양상의 일단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낸드 선발업체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뉴스라는 분석이다.
D램 익스체인지 통계로 도시바는 작년말 기준 33억4천100만 달러의 낸드플래시 매출을 올려 글로벌 시장점유율 25.1%를 기록했다. 54억4천500만 달러의 매출로 세계 1위를 달린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업체로 시장지배력이 상당한 업체다.
그런 도시바가 '삼성 타도'를 내세워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인 만큼 향후 이 분야 시장에 미칠 영향이 작지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선두업체들의 치킨게임에 후발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도시바의 증설이 이른바 강자 위주의 시장질서 재편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말 현재 낸드플래시 전체 시장의 66%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양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이하 업체들의 지위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실제로 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우리는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느냐"는 기세를 보이면서 이미 2005년 9월말, 2012년까지 신규라인 건설에 총 330억 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제품 생산을 위한 12인치 첨단 반도체 신규라인 8개를 건설하기로 하는 반도체사업 분야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낸드플래시 생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던 업계 3위의 하이닉스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 보도에 당혹스런 기색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주력인 8Gb(기가비트) 제품 가격이 3달러 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연초부터 가뜩이나 시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2위 업체가 증설을 하겠다고 나서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증산은 작년말부터 나온 내용"이라며 "그러나 낸드플래시의 공급과잉이 생긴다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도시바 등 경쟁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사중인 청주의 M11 라인을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으로 활용키로 했었으나 지난달 실적발표 때 M11 라인의 가동을 하반기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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