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 가톨릭과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 온 중국이 로마 교황청과 화해무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서방의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가 지난 수개월 간 교황청과 대화에 적극 나서면서 현지 외교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올림픽 개막 전에 방중(訪中) 길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류바이녠(劉柏年) 중국 천주교애국회 부주석도 중국과 교황청 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언제든 교황의 방중을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 문제와 관련, 교황청은 중국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을 받은 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외교가는 류 부주석의 발언이 전적으로 고위층의 승인 하에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교황의 중국 방문은 중국의 대외선전에 큰 도움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의 외국인 예술감독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중국이 수단 다르푸르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올림픽 보이콧 입장을 표명하면서 조성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교황청 고위 성직자는 "중국과 접촉은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교황청은 이 사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교황청과 중국은 교황의 중국 방문에 극도로 신중한 모습이다. 또 다른 바티칸 고위 성직자는 올림픽 개막일인 8월8일 이전에 교황이 중국을 찾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소식통들은 하지만 사정이 어떻든 '교황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단순 사실만 발표되더라도 중국 지도부가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정치국 주도로 작년 12월18일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가톨릭 집단학습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은 "당과 정부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구애' 움직임은 지난달 말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교황청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관계개선 방안을 능동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급물살을 탔다.
이에 교황청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민주화와 자유를 주창해 온 조지프 쩐(陳日君) 홍콩 추기경은 교황청과 중국 간 관계의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는 교황청과 대만간의 외교관계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홍콩 현지 가톨릭 소식통들은 전했다.
교황청의 한 고위 성직자도 "교황청은 복음의 가치를 전파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면서도 "대만과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다"고 발언, 중국 정부에 한 가닥 희망을 안겨줬다.
1951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종교계에 숨어 있는 외부 침입자와 스파이들을 근절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톨릭에 대한 통제에 나서면서 촉발된 천주교와 중국의 '해묵은 갈등'이 이제 올림픽을 계기로 해빙기에 진입할지 주목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rj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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