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독립을 바라보는 양안의 시각>

  • 등록 2008.02.18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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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발칸반도의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자 이를 지켜보는 중국과 대만의 미묘한 대비점이 읽혀지고 있다.

민진당 정부가 이끌고 있는 대만은 즉각 코소보 독립에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소수민족 분열 움직임에 직면해 있는 중국은 코소보 독립에 반대 입장인 러시아의 편에 기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먼저 대만은 코소보의 독립선언이 부럽다는듯 외교부를 통해 즉각 축하 성명을 냈다.

예페이비(葉非比)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중화민국은 줄곧 주권국가가 평화적 수단으로 민주와 주권, 독립을 추구하는 것을 지지해왔다"며 "민주자유 국가와는 어떤 형식으로든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과거 코소보에 3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한 적도 있었다.

홍콩 명보(明報)는 18일 대만 독립론자들이 이번 코소보 독립선언을 대만 독립을 향한 목표의 완벽한 사례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뤄룽광(羅榮光) 대만단결연맹 사무총장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 결정하는 것은 코소보인들의 기본 권리"라며 "유엔이 코소보 독립을 승인하고 회원국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뤄 국장은 이어 "유엔이 러시아의 반대로 코소보를 인정치 않으면 이는 민족자결의 근본 원칙을 위배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유엔은 대만을 포함한 어떤 주권국가도 배척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특히 내달 총통선거에서 대만의 유엔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대만이 코소보 독립과 같은 방식을 거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린중빈(林中斌) 대만 탄장(淡江)대 교수는 중국의 국력이 세르비아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들면서 "대만과 코소보의 상황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코소보 사례는 대만에 제한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아 인구는 코소보의 5배이고 영토 역시 코소보의 8배이지만 중국과 대만은 인구면에선 56배, 영토면에선 225배의 차이가 난다.

서방 국가들로선 세르비아를 견제하고 코소보 독립을 지지하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강대국인 중국을 제쳐두고 대만 독립을 밀어주기엔 힘에 부칠 것이라는게 린 교수는 분석이다.

대만의 입장과는 정반대로 그간 세르비아에 기울어져 있던 중국은 코소보 독립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만 민진당 정부의 끊임없는 독립론 주장과 티베트, 신장 위구르족의 분열 움직임에 직면한 중국은 심정적으로 러시아의 편에 서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내달 대만 대선을 앞두고 코소보 독립이 대만에 잘못된 신호를 가져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닉슨센터의 중국전문가 드루 톰슨은 "베이징은 국제사회의 코소보 독립 승인이 대만문제에 연쇄적으로 파생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대만이 코소보와 외교관계를 갖게 되면 문제는 더더욱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중국 시사평론가 장징웨이(張敬偉)는 "현실적으로 중국은 '대만'이라는 난제가 있고 소수민족 분열을 위한 외부세력의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방 주도의 '민족자결 게임'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그렇다고 발칸반도가 서방의 뒷마당이 될 것을 우려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마냥 지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1999년 코소보 내전 기간에 미군기에 의해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이 폭격을 받아 중미관계가 크게 악화됐던 적도 있었다.

베이징올림픽을 6개월여 앞두고 있는 중국으로선 이제와서 코소보 문제를 놓고 서방국가들과 관계를 악화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장징웨이는 "국제법적으로 관건이 될 유엔의코소보 독립 승인 결정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며 "중국은 유엔 헌장을 토대로 최대의 이익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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