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선거 '망령'..주민들 "나 떨고 있니"
(대구.영천=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청도군에 이어 영천시에서도 지난해 재선거 때 상당수 후보가 돈을 뿌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가 확대되고 있어 수사 범위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영천시장 재선거 당시 출마한 후보 6명 가운데 3명의 후보 캠프나 관계자로 부터 돈이 흘러나온 정황이 포착되면서 후보자 1명과 영천시의회 의장이 구속되고, 캠프쪽에서 나온 돈의 일부가 유권자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영천시장 재선거 당시 구속된 김모(69.전 경북도의원) 후보로부터 돈을 주고 받았다 적발돼 구속된 사람은 김 후보를 포함해 20명.
또 다른 김모(67) 후보에게서 돈을 받아 일부를 유권자들에게 돌리다 지난해말 구속된 김모(57)씨를 포함하면 영천시장 재선거 관련 구속자(21명)는 사상 최악의 불법선거로 통하는 청도군수 재선거 금품살포와 관련해 구속된 인원(28명)의 7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구속된 김모(69) 후보가 선거브로커 등에게 건넨 금액이 2억원이 넘는 점 등으로 미뤄 돈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되거나 수사대상이 된 100여명 이외에도 수백명의 주민들이 이번 사건과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김 후보의 사무실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2억원과 1억5천만원짜리 차용증 2장이 발견됨에 따라 김후보가 '돈을 빌려' 불법선거에 투입했을 것으로 보고 돈의 출처 및 사용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영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때 당선 유력후보에 속했지만 선거에서 낙선한 이모(60) 후보의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발한 김모(53)씨 등 8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 구속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역 지도층으로 통하는 영천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과 전.현직 공무원은 물론 유력 정치인의 가족 등도 연루되거나 연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천이 '제2의 청도' 수준으로 비화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경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인지가 지역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재선거를 하면서 '사분오열'됐던 지역 민심이 다시 통합될 기회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돌리는 등 불법선거 운동을 한 정황이 포착되거나 첩보가 입수되면 캠프와 후보에 대해서는 즉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며 "선거와 관련해 불법에 연루된 주민들은 자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시선관위가 이모(60)후보 측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김모(53)씨 등 8명을 대구지검에 고발한 것과 관련 해당 후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불법금품살포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인이 선거운동을 떠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차원에서 돈을 건넨 것이 마치 본인과 직접 연관된 것처럼 잘못 알려져 선관위에 알려졌는데 나는 불법선거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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