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공구별 공사액이 1천억원이 넘는 지하철 공사권을 따내기 위해 `나눠먹기'식 담합을 한 혐의로 기소된 6개 대형 건설사 법인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SK건설 등 6개 대형 건설사 법인에 각각 벌금 1억~1억5천만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업체는 2004년 11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부천시 온수∼인천 부평)의 6개 공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수시로 팀장급 회의를 열어 1개 공구씩 나눠 맡기로 한 뒤 공구별로 1∼2개 건설회사를 유찰 방지용 `들러리'로 참여시키는 등 조직적으로 담합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건설사들이 경쟁 제한을 목적으로 각각의 공구에서 독자적인 시공 능력을 보유한 경쟁업체인 또 다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어느 정도 경쟁이 제한되는 것은 불가피한데, 오로지 `경쟁 제한'만을 목적으로 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하철 건설공사의 특수성, 특히 하나의 건설회사가 2개 이상의 공구에 동시에 입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대안설계 입찰을 위해 사전에 공사금액의 3~5%에 이르는 거액의 대안설계비를 지출해야 하는 점 및 낙찰 금액의 정도 등을 고려해 벌금액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7월 이들 6개 건설사가 담합을 통해 공구를 나눠 맡았다는 자체 조사 결론을 바탕으로 모두 221억천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입찰금액을 높여 최대 50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함으로써 국고 손실이 초래됐다고 판단했다.
담합 행위에 참여한 팀장급 실무자들은 건설업계에 만연된 회사 차원 범행의 실무자라는 점이 참작돼 기소되지 않았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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