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 불발시 총선 최대쟁점화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가칭 통합민주당과 대통령직 인수위, 한나라당 사이의 물밑 협상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양측이 끝내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주말을 넘기게 되면 새 정부 각료 임명도 하지 못한 채 출범하는 파행을 면치 못하게 되고, 총선을 50여일 앞둔 정국은 첨예한 대치정국이 형성되면서 `정부조직 개편 '이 총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이 16일 국무위원 내정자, 청와대 수석 내정자 등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기로 하는 등 조직개편 강행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통합민주당측의 이 당선인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높아지면서 양측의 강대강 대치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14일 밤 통합민주당 유인태 국회 행정자치위원장-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간 두 라인의 심야회동을 가동,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15일 협상 역시 팽팽한 평행선만 달렸다.
전날 두 라인의 회동에서는 해양수산부는 폐지하고, 여성가족부는 존치시키는 쪽으로 한때 상당부분 의견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위가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되는 농촌진흥청에 대해 연구비를 재정에서 계속 지원하고 농림 분야의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발표해 심야 협상에서 타협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이 결국 결렬된 것은 여성부와 해양부 존치를 놓고 양측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명박 당선인과 손학규 대표간 일종의 자존심 대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당선인은 여성부 존치에 대해 "정부조직 개편의 실효성이 사라지게 된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인수위측은 여성가족부를 보건복지부에 통폐합하되 복지부 산하에 설치될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의 장관급 기구로 격상시키는 쪽으로 민주당측에 의견개진을 했고, 김효석 원내대표로부턴 이 부분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밤 협상에서 여성가족부를 어느 정도 되살리는 방향에서 의견절충이 이뤄졌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존폐 문제에 대해 손 대표가 `폐지 불가' 입장을 강력히 천명하면서 일이 꼬이게 됐다.
손 대표가 해양부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해양산업과 어업을 따로 볼 수 없다는 게 평소 지론인 데다 새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를 강행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손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해양부 폐지.여성부 존속, 정부개편안 타결'이란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전례없이 강한 역정을 냈으며, 이후 당내 기류는 "해양부는 존치돼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협상 난항 이유를 이 당선인과 손 대표가 지나치게 협상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가 세게 나오니까 원내대표가 딜레마에 빠졌다"며 "손 대표는 이제 권한을 위임받은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협상에서) 손을 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조직 개편안은 국회의 원내 교섭단체와 제정당들이 해결을 해야 할 문제"라며 "이 당선인이 (협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맞받았다.
특히 최 대변인은 "이 당선인이 손 대표와 의논도 없이 언론에 만날 것이라는 얘기를 흘리고, 국회로 넘어온 사안에 대해 협상을 주도하면서 국회 내 역할이 비틀리고 일이 꼬인 것"이라며 "지금 세상이 이 당선인에게 한 줄로 서는 느낌"이라고 정면으로 이 당선인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벼랑 끝 대치'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양측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적인 타협점이 찾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6일 원내대표간 회동을 갖고 협상을 다시 벌이기로 했으며, 비공식 채널을 통한 물밑 협상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말이 조직개편안 타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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