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2010> 어수선한 국내 오페라계

  • 등록 2008.02.15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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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올해는 국내에서 최초의 오페라 공연(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서울 명동 시공관)이 있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오페라인들은 이런 뜻깊은 해를 맞아 올해 축하콘서트 등 몇 가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오페라계는 연초부터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수선하기만 하다. 특히 지난달 31일 가칭 대한민국오페라협회라는 단체가 선포식을 갖고 출범하게 된 것을 계기로 오페라계의 내부사정은 더욱 복잡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가을로 예정된 국내 오페라계의 60주년 축하콘서트가 제대로 잘 치러질까 의심이 될 정도다.

대한민국오페라협회가 생기기 앞서 1년 전인 지난해 2월에는 한국오페라단연합회라는 단체가 만들어졌었다. 당초 36개 민간오페라단으로 출범했던 이 연합회의 지난달 말 현재 회원사 수는 50개가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새로 만들어진 오페라협회의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장) 초대이사장은 양 단체의 역할에 대해 기존의 오페라단연합회는 오페라단의 모임일 뿐이며 오페라협회는 범 오페라인의 모임이라고 얘기했다. 즉 오페라 지휘자, 성악가, 연출자, 오케스트라 연주자, 작가, 평론가, 무대기술자 등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대표성 있는 단체라는 것이다. 오페라협회의 다른 관계자는 오페라단연합회 회원사 중 오페라를 제대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단체가 많지 않으며, 그간 오페라단연합회가 한 일도 별로 없기 때문에 오페라계의 조직을 정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말했다.

오페라단연합회의 양수화(글로리아오페라단장) 회장은 오페라협회라는 단체가 선포식을 가진다는 사실을 전날 들었을 뿐이며 그간 연합회가 한 일이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립오페라단, 서울시립오페라단과 함께 오는 9월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60주년 축하콘서트를 갖기 위해 3천만원의 문화예술위원회 기금확보와 콘서트장소 대관 등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60주년 축하공연은 원래 올해 10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일어난 오페라하우스 화재 때문에 취소됐었다. 60주년 기념사업을 갖고도 오페라계 내부에는 불협화음이 이어졌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오페라 60주년기념사업회(가칭)를 구성하고 오페라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내부의 반목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민간오페라단과 국.공립오페라단 간의 갈등도 문제다. 민간오페라단들은 국립오페라단이 독주를 하고 있으며 국민세금으로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민간오페라단을 지원하는데는 인색하다고 비판한다. 오페라계 일각에서는 돌연한 오페라협회의 출범이 정은숙 국립오페라단 단장의 3연임에 대한 반발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딱하기는 국립오페라단도 마찬가지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세계 웬만한 나라 치고 우리나라 처럼 국립극장이 상주극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국내 오페라계의 환경이 그만큼 척박하다는 것이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는 지금의 문제를 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민간오페라단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하는데 실제 오페라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페라를 해 보겠다는 열정이라고 얘기한다. "이번 60주년 기념행사 때 오페라인들이 힘을 합쳐 열정을 갖고 하는 것을 보면 정부나 기업이든 어떻게 해서든지 지원해 줄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정과 내부 응집력을 키워야 합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kangf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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