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대북 지원 모니터링 강화해야

  • 등록 2008.02.14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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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남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제공한 쌀의 일부가 북한군 부대로 유출됐다고 한다. 2006년 말부터 최근까지 강원도 인제 지역의 북한군 최전방 부대에서 대한적십자가 마크와 `대한민국' 글자가 선명히 찍힌 쌀 마대가 트럭에서 하역되고, 일부 마대는 북한의 쌀 마대와 함께 쌓여 있는 모습이 우리 군 당국에 의해 포착됐다는 것이다. 남측 쌀 마대는 북한군 진지 구축에도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간 공공연하게 나돌던 `군 전용 의혹'이 확인된 셈이다.



쌀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을 위해 지원한 것으로 용처가 분명히 정해져 있다. 결코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북측이 군 부대로 유출시킨 것은 신의를 저버린 행위다. 탈북자들은 북측이 질 좋은 남한 쌀을 군에 우선 배분하고 군이 보유한 묵은 쌀을 주민에 나눠주고 있다고까지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아무리 `선군(先軍)정치'라고는 하지만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남한이 북핵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식량을 보낸 것은 순수한 인도적 차원이었다. 북녘 동포가 굶주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남측이 1995년 이후부터 작년 말까지 북측에 지원한 식량은 쌀 266만t과 옥수수 20만t이다. 금액으로 치면 1조원이 넘는다. 올해도 쌀 50만t 지원에 남북협력기금 1천974억원이 책정돼 있다. 군 전용이 확인된 상황에서 예전처럼 지원할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측 관계자가 북측의 안내를 받아 식량공급소에서 북한 주민들이 쌀을 받아가는 것을 체크하는 `전시용 모니터링'만으로는 정확한 실상을 파악할 수 없다. 우리 당국은 세계식량계획(WFP)처럼 평양 등지에 상주 요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 방침을 세운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 등과 연계해 지원 식량의 분배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북측의 군사용 빼돌리기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통일부에 통보했다고 한 반면 통일부 관계자는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규명해야 한다. 인도주의적 문제라면 어느 쪽이든 북측과 접할 기회가 있었을 때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 국군포로 및 납북자, 탈북자 ,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할 말은 해야 한다. 우리가 평양의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설을 위해 제공한 35억원 상당의 현금과 건축자재의 전용 의혹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북한은 최근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은 채 현장방문과 사용 내역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의식해 이런 문제들을 덮어놓은 채 대북 지원을 계속 한다면 `퍼주기'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인도적 대북 지원이 계속되기 위해서도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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