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심사숙고..15일 승부수 던질 듯
국무위원만 임명, 통합부처 제외 조각, 순차조각 3개안 검토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한나라당과 대통령직 인수위, 통합민주당(가칭)간의 6자 협상이 좀처럼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끝까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반대할 경우 장관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취임 후 수개월 동안 `불안정 내각'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 당선인은 막판까지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이 사실상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자신의 정치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이 당선인은 협상 최종 결렬 이후의 상황에 대비한 정국돌파 카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13일 오전 통의동 집무실에서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를 접견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국타개책을 구상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시한이 임박해 오면서 이 당선인도 결단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일단 내일(14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본 뒤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14일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른 측근은 "통합민주당 설득에 실패할 경우 15일께 정국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측은 현재 ▲국무위원 후보자만 임명하는 방안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논란이 되는 부처를 제외한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 ▲논란이 되지 않는 부처 장관부터 몇개씩 묶어 발표하는 순차조각 등 3가지 조각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국무위원 후보자만 임명하는 방안은 장관 보직 없이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에 대한 인사청문을 국회에 요청하는 것으로, `선(先)국무위원, 후(後)장관보직 임명'이라는 편법을 쓰겠다는 셈이다.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에 내정된 박재완 의원은 "부처 장관이라는 명칭 없이 국무위원 만으로도 청문 요청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장관을 임명하는 방안은 일단 현행 직제대로 장관을 임명한 뒤 추후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 후 장관 이름을 바꿔 재임명하는 방안이다.
가령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질 기획재정부의 경우 중심부처인 재경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예산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한 뒤 추후 재경부 장관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이름을 바꿔 임명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통폐합 대상인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부 장관 임명을 유보하는 방식으로 국무위원 숫자를 15명으로 맞추게 된다.
순차조각은 법무부나 환경부 등 직제나 명칭이 전혀 변하지 않는 부처를 중심으로 4-5개 부처 장관을 우선 발표한 뒤 상황을 봐가며 순차적으로 다른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일각에서 아예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전 부처 차관체제로 가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으나 `너무 무책임하다'는 비판여론이 많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이날도 통합민주당에 대한 설득노력과 함께 압박작전을 병행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이날 간사회의에서 "세계 정치사에 정부 출범을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협조하지 않는 사례는 없다. 정부가 출범해서 평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출발과 출범도 못하게 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면서 "제1당, 다수당으로서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다시 한번 미래지향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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