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1 용의자 사형구형 비난 피하려 '전전긍긍'>

  • 등록 2008.02.13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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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시 국제적 비난 우려 공관에 대처 지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9.11 테러 용의자들에게 사형을 구형한다는 방침을 정한 미국 정부가 인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수사로 자백을 이끌어냈다는 논란을 비켜가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1일 9·11 테러 연루 혐의로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돼 있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6명을 특별군사법정에 기소했다.

국방부가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살인과 살인 공모·테러·납치 등 무려 169개.

이 때문에 이들 혐의가 적용되면 사형 구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AP는 6명의 용의자들이 사형을 선고받을 경우 2년전 개정된 미군 규정에 의해 관타나모 기지 안에서 약물에 의한 사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 보도했다.

하지만 법원의 '사형'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미 정부가 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을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 정부의 기소와 동시에 용의자들의 자백증거가 물고문 등 가혹행위에 의해 수집됐고, 군사재판의 법적 근거도 취약하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9.11 테러 용의자들을 전범(戰犯)으로 몰아 인권침해 논란을 정면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AP통신이 입수한 미 행정부의 문건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가 해외공관에 보낸 4쪽 분량의 이 문건은 미국 외교관이 외국 정부나 언론에 9.11 테러용의자의 사형 구형의 법적 당위성에 대해 대답할 때 뉘른베르크 재판을 참조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뉘른베르크 재판은 1945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나치 독일의 전범들과 유대인 학살 관여자들을 상대로 열린 연합국 측의 국제 군사재판으로, 이 법정에서 헤르만 괴링 등 절반 이상의 피소자가 사형에 처해졌다.

결국 뉘른베르크 재판을 참조하라는 미 정부의 지시는 9.11 테러용의자들을 2차 세계대전 전범으로 몰아부쳐 사형 구형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문건에는 이번 사건을 다루게될 군사법정이 물고문 등 가혹행위에 의한 자백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외국 정부에 알리라는 지시도 담겨져 있다.

11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군 당국은 2006년 말부터 모하메드 등 6명의 테러용의자에 대한 증거수집을 위해 이른바 깨끗하고 공정한 수사를 목표로하는 '클린팀(Clean Team)'을 운영해왔다.

익명의 한 군 관계자는 클린팀이 지난 16개월간 정당한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모하메드 등 테러용의자에게 미란다 원칙과 같은 정당한 수사 방법을 동원했고, 수사시 식사나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 등을 제공하는 등 미 중앙정보국(CIA)이 사용한 강압적인 방법없이 증거를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해외 공관에 뉘른베르크 재판을 상기시키는 문건을 보내고, 클린팀을 통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테러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히는 등 모하메드 등에 대한 사형 당위성에 총력을 기울임에 따라 이번 재판에 대한 국제적인 이목도 더한층 집중되고 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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