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탄소제로' 도시..대외선전용 개발 비판>

  • 등록 2008.02.13 0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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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에너지 소비 등 "기본부터 돌아보라"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걸프의 산유 부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탄소 제로' 도시인 마스다르(원천이라는 뜻의 아랍어) 계획을 발표하자 전시용 개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반환경적인' 나라로 꼽혀 온 UAE가 국가 이미지를 만회하려고 이른바 `대외 선전용' 소형 신도시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진정 환경을 생각한다면 친환경 도시를 새로 개발하기 전에 먼저 현재 급증하는 에너지 사용량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등 사회 구성원의 환경 인식 수준을 먼저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고에너지 구조인 UAE…친환경 도시와 어울릴까 = 고유가를 등에 업고 경제가 급성장 중인 UAE는 인구, 건물, 차량도 함께 급증하면서 미처 대비하지 못한 도시화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고온 사막기후 탓에 어디나 에어컨이 가동되고 대중교통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는 바람에 대기 오염도 점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8월 UAE의 두바이는 20여 년 만에 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이 가장 높아 열섬현상이 일어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쓰레기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고 비닐 봉지 사용량이 급증해 현지 언론이 나서 이를 줄여야 한다는 보도를 할 정도지만 아직 큰 성과는 없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따르면 두바이 거주자 1명이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려면 9.06gha(글로벌 헥타르)가 필요한 데 이는 세계 평균 1.7gha보다 월등히 높고 미국(5.66gha)마저도 웃돈다.

국제환경단체에서 눈부신 개발로 각광받는 두바이를 오히려 세계에서 가장 반환경적인 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꼽는 것도 이런 이유다.

UAE가 중동의 금융ㆍ무역ㆍ관광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외국 인구가 물밀듯이 유입하면서 전기 사용량도 지난 3년간 45%나 증가했고 앞으로 10년간 현재 사용량의 50%가 늘어날 전망이다.

UAE의 전력은 석유를 태우는 화력발전으로 전량 생산된다.

영국 환경학자 조너선 로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마스다르 계획과 관련 "거의 (환경에) 도움이 안 된다"며 "UAE가 한정된 한 지역(마스다르 시티)이 아닌 전국에 걸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파드 대학의 도시계획 전공 하비브 알-슈와이카트 교수는 "일단 좋은 계획인 듯하나 마스다르 신도시가 UAE 다른 지역과 격리돼선 안된다"며 "전례없는 건축 붐을 맞은 걸프지역에 환경을 보호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정책 결정자의 의중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두바이 환경정책 성공 `불투명' = 중동의 `관광 허브'를 자처하고 나선 두바이는 환경 문제는 향후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두바이 정부는 최근 들어 부쩍 환경 문제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지만 고급 호텔과 휴양시설, 호화 주택, 실내 스키장 같은 관광 상품은 고에너지 구조와 맞물릴 수 밖에 없다.

강수량이 연 100㎜ 남짓이어서 식수 등 생활용수는 바닷물을 담수화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도 막대한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5월 두바이에 본부를 둔 종합설비 기업 파르넥 이비리얼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의 5성급 호텔은 숙박객 1명당 물을 평균 650∼1천250ℓ를 사용했고 1㎡에 전력 사용량이 275∼325㎾h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에너지 사용량은 독일의 같은 급 호텔과 비교했을 때 물(350ℓ)은 1.86∼3.57배, 전력 사용량(100㎾h)은 2.75∼3.25배나 많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력 사용량이 독일 호텔보다 많은 이유는 에어컨을 심하게 가동해 전력 사용량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두바이의 경제는 관광과 부동산 개발이 주축이 되는 만큼 증가하는 인구와 소비 산업 위주의 경제 구조는 에너지 수요를 더욱 부추길 수 밖에 없다.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80%인 특징도 두바이 정부의 환경 정책 추진에 장애물이다. 환경 정책은 정부의 의지 뿐 아니라 그 사회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와 인식 수준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공동체에 `충성도'가 낮은 두바이의 외국인 거주자는 마치 세입자가 세를 든 집에 큰 애착이 없듯 환경보존 같은 `형이상학적' 공동체 문제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싱가포르 등을 경쟁상대로 삼아 글로벌 스탠더드에 올라서려는 두바이의 고민거리다.

◇마스다르 계획이란 = 아부다비 정부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거주지를 개발한다며 태양열 발전으로만 생산된 전력을 쓰면서 석유 연료 차량을 없애고 쓰레기를 모두 재활용하는 신도시에 민자 유치 방식으로 2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최초를 자랑하는 이 친환경 신도시의 넓이는 6㎢, 예상 수용인구는 5만명 수준이다.

2016년을 완공목표로 모두 7단계에 걸쳐 개발하는 데 지난 10일 착공식을 열어 첫 삽을 떴다.

아부다비 정부는 친환경 도시 건설을 위해 아부다비 미래에너지회사(ADFEC)를 2006년 설립한데 이어 제너럴일렉트릭(GE),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비롯해 BP, 셸, 토탈 등 세계적 석유기업 및 롤스로이스, 미쓰비시 등과 협약을 맺었다.

ADFEC는 마스다르 계획의 첫 단계로 MIT와 협력해 재생 에너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마스다르 과학기술대학'(MIST)을 2009년까지 설립한다.

아부다비 정부는 이 친환경 신도시를 실험에 그치지 않고 상업적으로도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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