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해답 찾으려 시쓰죠"..신작 '모자이크' 출간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심장을 다루는 의사이다 보니 죽음을 수시로 경험하죠. 이런 저에게 시를 쓰는 것은 마치 신(神)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원로(71) 일산 백병원장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심장 전문의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서울대 의대와 미국 조지타운 의대 심장학 교수를 거쳐 삼성서울병원 내과부장, 대한순환기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햇빛 유난한 날에', '청진기와 망원경' 등 시집 5권을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
의술과 시작을 병행해 온 그가 최근 신작 시집 '모자이크'(한국문연)를 내놓았다.
시집에 담긴 63편의 시에서는 생명과 직결돼 있는 심장 전문의로서 자주 느낄법한 인간의 한계를 겸허히 성찰하고, 이를 종교적 상상력으로 극복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오월은 새 옷을 입고/풀과 꽃이 입 맞춘다/강줄기가 황사를 씻고/지평 위로 알몸이 된다/새 심장을 얻은 얼굴이/화사한 빛깔로 활짝 핀다/시들고 바랬던 꽃잎들이/화사한 빛깔로 살아난다/새 심장이 새 주인 속에서/맑고 밝은 미래를 꾸민다."('환희의 나라; 화사한 빛깔' 중)
이 원장은 12일 "심장 전문의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켜보면서 생명과 삶, 우주, 절대자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면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시를 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덩치 큰 종합병원을 경영하랴, 강연하랴, 심지어 수술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진료도 멈추지 않는 바쁜 일상 속에서 꾸준히 시를 쓸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딴 사람들은 골프를 할 시간에 시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일에는 바쁘니까 메모만 해뒀다가 주말에 시에 매달립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때로 어렵고, 힘들지만 시를 통해 삶과 죽음을 차분히 성찰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죠. 시를 쓰면서 상상할 수 없는 황홀경을 느끼기도 하고요."
한편 그는 시집 이외에도 '이원로 박사의 심장혈관병 최신 정보', '심장혈관병 첨단정보' 등 일반인을 위한 의학 정보서, '병원에서 사용하는 실용회화'(영ㆍ중ㆍ일어) 등 다양한 책을 쓴 친절한 의사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이 의학정보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틈틈이 책을 썼습니다. 실용회화 책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들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병원 내에서 이들과의 적절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 쓴 것이고요."
128쪽. 7천원.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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