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국회 문화관광위(위원장 조배숙)는 11일 오후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숭례문 화재의 사고 경위와 현황 등을 보고받고 관계 기관의 책임을 추궁했다.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라진구 서울시 행정1부시장, 황정현 소방방재청 차장 등이 출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관계 기관들의 허술한 문화재 방재 실태에 대한 질타가 빗발쳤다.
다만 한나라당은 문화재청 등 중앙정부의 책임론을 강하게 피력한 반면, 신당측은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와 중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쪽을 집중 추궁해 대조를 보였다.
회의에 출석한 진술인들은 숭례문의 적심 구조 때문에 진화가 어려웠다고 설명했지만 소화기를 단 8개만 비치해두고 야간에는 사설 경비업체에 무인경비를 맡기는 등 허술한 관리 실태를 지적받자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은 이미 1년전 문광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숭례문 방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글이 게재돼있었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래도 여기 나온 분들이 죄인이 아니냐. 문화재청 모두 사표낼 생각 없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현장에서 남대문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 지휘체계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고 한다"며 "끝나는 정부라고 대충 대충 넘길 생각 말라"고 꼬집었다.
이재웅 의원은 "도대체 민족의 자존심이라 할 숭례문 화재 사건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 책임 의식이 전혀 없느냐"며 "문화재청장은 방관주의자냐. 왜 아무 것도 안했느냐"고 질타했고 심재철 의원도 "눈물 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리 역사와 조상들에 석고대죄할 죄"라고 책망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유선호 의원은 "이번 사건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서 국가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 낙산사 화재 때 문화재 방재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던 우상호 의원은 "낙산사 화재만 해도 워낙 큰 사고라 인력으로 막기 힘든 천재(天災) 성격이 있지만 이번 사고는 총체적으로 준비하지 못해 생긴 인재"라며 "소잃고 외양간을 안고친 격"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정청래 의원은 "이번 사건은 서울시의 전시행정, 보여주기 행정, 밀어붙이기식 포퓰리즘이 빚은 참사"라며 "이명박 전 시장과 오세훈 시장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했다.
같은 당 이광철 의원은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해외에서 급거 귀국해 상임위에 나왔는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중구청장 등 한나라당 소속 자치단체장만 출석하지 않았다"며 "국보 1호가 날아갔는데 서울시장이, 중구청장이 뭐가 바쁘다고 안온다는 거냐"고 호통을 쳤다.
오세훈 서울시장 대신 출석한 라진구 부시장은 "95년 5월 19일 문화체육부 고시(告示) 이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숭례문) 관리 자치단체가 중구로 돼있다"며 "총체적으로 서울시 소재 국보의 총괄관리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책임 귀속은..."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lilygarde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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