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결혼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한데 이어 이번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애 얘기'를 그린 듯한 영화가 제작돼 화제다.
하지만 이 로맨틱한 얘기는 순전히 `픽션(허구)'이라고 이 영화 감독은 주장했다.
오는 5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류드밀라 푸틴 여사의 연애 시절 및 가족사를 꼭 빼닮은 영화가 제작돼 오는 14일 DVD로 출시된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키스 미 오프 더 레코드'라는 제목의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전직 첩보원 출신으로 독일을 잘 아는 정치가이며, 여자 주인공은 전직 스튜어디스 출신이다.
이런 캐릭터는 푸틴 대통령 내외의 경력과 똑같이 일치한다.
하지만 아나톨리 보로파예프 감독은 `알렉산드르 플라토프'라는 꾸며낸 인물의 얘기일 뿐 결코 푸틴 대통령 내외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푸틴 대통령 내외를 그린 영화라는 게 곳곳에서 눈에 띈다.
예고편에서 여자 주인공이 자동차 사고를 당해 병원해 누워 있고 남자 주인공이 불이 난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을 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류드밀라 여사가 지난 1993년 교통사고로 부상하고 3년 뒤 푸틴 대통령의 다차(러시아식 별장)에서 불이 나 푸틴 대통령이 십자가만 건져 나온 적이 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영화 포스터가 선거유세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러시아 국기가 보이는 배경을 뒤로 남편이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고 그 옆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편의 한쪽 팔을 꼭잡고 나란히 서 있다.
보로파예프 감독은 "이 영화는 뉴스나 잡지 커버에 등장하는,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정치가의 모습이 아닌 가족과 함께 하는 정치가의 또다른 면을 보여주기 위한 가족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 제목 역시 언론에 사생활이 공개될 수 밖에 없는 정치인의 삶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영화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 2001년 제작에 들어갔지만 지방 관리(부주지사)로 일하는 동안 영화를 내놓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직 정부 관료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지만 그들이 원한다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그 영화를 봤으며 좋은 평을 했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고 11일 시사회를 한 뒤 밸런타인 데이인 14일 DVD로 출시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스튜어디스 출신인 5세 연하의 류드밀라 여사와 3년반 동안의 연애 끝에 지난 83년 결혼, 올해로 결혼 25주년을 맞고 있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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