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구도 속 정권초 평가, 공천, 이합집산 변수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가운데 치러질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설연휴 기간에 두 달 앞으로 다가온다.
이번 총선은 17대 대통령 선거 후 불과 4개월 만에 치러지는 만큼 한나라당이 여세를 몰아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지, 또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참패를 극복하고 여당 견제의 상징의석인 개헌저지선(100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당은 `예비 여당'인 한나라당이 중앙 행정과 지방권력에 이어 의회권력까지 장악할 경우 권력 집중으로 인한 폐해가 불가피하다면서 `거여(巨與) 견제론'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10년 진보성향 정부의 적폐를 일소하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서야 한다면서 '국정안정론'으로 맞서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손학규 대표체제를 출범시킨 신당은 지난달 말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공천심사위원장, 신계륜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에 임명했으며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천채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신당보다 한발짝 앞서 지난 3일부터 시작된 공천신청을 5일 마감한 뒤 안강민 전 대검 중수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심위를 가동, 내달 초까지 공천자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총선 판세는 4년 전 17대 총선의 정반대 상황이다. 17대 총선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석권,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대선승리의 여세에다 `집권초 프리미엄'까지 얹어 과반의석을 확보, `여대야소'(與大野小)를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전국 243개 지역구 가운데 109곳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의 초강세가 예상되면서 한나라당이 절반 의석을 훨씬 넘어 단독 개헌가능 의석인 200석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17대 총선전 초반 한나라당이 탄핵 역풍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다가 막판에 `견제론'과 '인물론'으로 급피치를 올리면서 121석이란 만만치 않은 의석을 확보했던 예에서 보듯 이번 총선도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르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명박 정부 초기의 정책 비전과 각료 인선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총선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혁적이고 호소력 있는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참신하고 적합한 인물을 주요 포스트에 등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한나라당이 총선전에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효과'가 불가피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폭락 등 경기침체, 영어 공교육 강화와 지분형 아파트 등 대통령직 인수위 단계에서 제기됐다가 논란을 빚은 정책들, 한반도 대운하 공약 등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각 당의 공천쇄신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당과 한나라당 모두 외부 인사를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하고 엄정한 공천심사와 인재 영입을 통한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국민의 기대수준에 부응하는 공천을 내세우고 있다.
정파간 이합집산도 총선 판도를 뒤흔들 요인으로 지적된다. 신당은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을 통해 진보 진영의 단일화를 이뤄 지지층 복원을 시도한다는 계획이지만 공동대표제 등을 놓고 양당간의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당간 결합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이번 총선은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선진자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에다 창당이 예상되는 민노당의 분파정당 등이 가세하면서 유례가 없는 다당제로 치러지게 될 공산이 크다.
한나라당은 '부패전력자 공천신청 금지'를 규정한 당규 3조2항의 해석을 둘러싸고 친박(친 박근혜)계가 탈당까지 언급하는 등 친이(친 이명박)계와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벌금형 전력자에 대해서는 공천 신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접점을 찾은 상태다.
그러나 공천심사 과정에서 계파간 유불리가 엇갈릴 경우 양측간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고 만일 친박계가 독자 행보를 선택한다면 보수 진영의 균열이 확대되면서 총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일 새로운 보수정당을 기치로 출범한 자유선진당(총재 이회창)은 국민중심당과의 통합을 지렛대로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고 민주노동당도 3일 당 대회에서 혁신안이 부결되면서 심상정 대표가 사퇴하고 노회찬 의원이 탈당을 고려하는 등 분당의 갈림길에 서 있어 총선에 변수로 떠오를 개연성이 있다.
ch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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