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채권환수 '원고일부승소' 판결 파장>

  • 등록 2008.01.31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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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경숙 정성호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소송'으로 일컬어지는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에서 법원이 31일 채권단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림으로써 1999년 이래 10년 가까이 끌어오던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법원은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 원고인 채권단 승소 판결을 내림으로써 채권단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삼성자동차 부채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은 삼성자동차 부채 보전에 대한 채권단과의 합의가 무효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어떤식으로든 합의를 이행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으나 실질적으로 안게 된 추가 부담은 7천억원 미만으로 당초 예상보다 줄었다고 할 수 있다.

삼성과 채권단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 여부 등 입장을 즉각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양측의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 해결, 삼성이 안게 될 추가 부담 등은 삼성생명의 상장, 주가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채권단 '삼성생명주식 현금화 길열려' = 서울보증보험과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1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삼성생명 주식을 현금화해 손에 쥘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즉각적인 현금화나 처분이 어려운 비상장 삼성생명 주식 대신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채권단은 그동안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유동화된 116만주 포함)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물량의 규모가 워낙 커 처분이 쉽지 않았다.

채권단 입장에선 `빛 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하거나 같은 액수의 유가증권을 지급할 의무를 삼성 계열사에게 지웠다. 삼성 계열사들이 장외 거래를 통해서든, 직접 사들여서든 현금을 채권단에 건네도록 한 것이다.

또 이번 법원 판결로 채권단은 채권 원금과 연 6%의 이자를 합쳐 2조3천198억여원(이미 상환한 7천479억원 제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재판 과정에서 삼성 측은 `채권단과의 합의서는 강압에 의해 작성돼 무효'라며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 외에 추가적인 부담을 질 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식이 부족할 경우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50만주, 계열사 등이 이를 충당하도록 했다.

다만 일부 채권 금융기관은 위약금 이자를 법원이 크게 줄인 데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채권단은 합의서 내용대로 연 19%의 이자를 얹어 받겠다고 했지만 법원은 6%만 받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법원 측은 삼성생명 주식의 장외 처분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채권단도 주식을 처분할 수 있었던 점, 채권단이 주식 배당금을 받은 점 등을 들어 이같이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항소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하지만 이 경우 다시 지루한 법정 공방이 재개되면서 `현금 확보'가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어 채권단 역시 고심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 삼성, 6천900억원 추가 부담 = 삼성으로서는 이번 판결로 채권단과의 합의를 어떤 식으로 지키야 하고, 약 6천억원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원은 이건희 회장이 채권단에 증여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 중 이미 유동화한 주식 116만주를 제외한 233만주의 주식을 계열사들이 처분해 채권단에 1조6천338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이는 채권단이 삼성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 2조4천500억원 중 이미 유동화한 주식을 제외한 233만주에 대해서만 삼성이 갚아야 할 채무의 원금으로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또 채권단의 채권 1조6천338억원에 대해 2001년 1월1일부터 연 6%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해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삼성은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이자 약 6천9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삼성계열사들이 채권단에 갚아야 할 대금 1조6천338억원은 이미 삼성생명 주식으로 증여된 상태이므로 추가 부담은 아니며 이에 대한 이자 부분만 삼성이 앞으로 추가 부담하면 된다.

추가 부담분인 약 6천900억원은 삼성 계열사 28개가 자산 비율에 따라 분담하게 된다.

삼성은 채권단과 합의시 계열사들의 자산 비율에 따라 손실분을 보전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추가 부담분은 삼성생명 주식 가격이 그동안 다소 올랐고 앞으로 상승할 여지를 감안한다면 줄어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삼성생명 주식은 삼성과 채권단의 합의 당시인 1999년에 주당 70만원으로 계산됐으나 현재 장외에서 7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장이 가시화되면 주당 100만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자동차 부채 환수를 둘러싼 채권단과 삼성의 줄다리기는 삼성생명 상장 및 주가 수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삼성생명 주식 처분으로 원금 1조6천338억원과 이자 6천900여억원을 갚지 못하면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추가로 증여하거나 계열사들이 부족분을 부담해야 한다.

법원은 채권단과의 합의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져 무효라는 삼성측의 주장을 기각함으로써 삼성측은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법원은 채권단이 독점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고 금융제재 결의와 정부의 공권력 행사라는 부당한 수단을 악용해 강압적으로 이 합의를 체결했다고 보기 어렵고 삼성의 사업력이 채권단을 능가해 열악한 입장에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판결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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