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들로 범행 주도..8개월만에 붙잡혀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10대 '노숙소녀'를 집단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0대 가출 청소년 5명이 범행 8개월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수원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학석)는 김모(당시 15세)양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5명을 검거해 이 중 김모(15)군, 조모(15)양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최모(18)군은 불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인 곽모(15) 양은 수원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당초 이 사건 범인으로 정모(29), 강모(29)씨 등 2명이 경찰에 검거돼 정씨는 징역 5년, 강씨는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정씨 등은 피해자가 끌려 가는 것을 보고 단순히 구경하려고 따라가 폭행했고 이번에 검거된 가출 청소년들이 범행을 주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군 등은 지난 해 5월14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역 대합실에서 김양이 일행의 돈 2만원을 훔쳤다고 의심해 추궁하다 김양을 S고교로 끌고 가 1시간 동안 온 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양은 당일 오전 5시30분께 같은 장소에서 온 몸에 멍이 들고 머리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으며 지난 해 7월1일 이 사건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을 본 어머니가 경찰을 찾아오면서 사건 51일만인 7월4일 신원이 확인됐다.
검찰은 이 사건의 단서를 다른 사건으로 구속수감됐던 사람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제보자는 수감 중 동료 소년수로부터 "내 친구들이 노숙소녀 살해사건의 주범이고 다른 노숙자가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쓰고 구속돼 친구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피해자의 원혼을 달래주려고 석방 후 검찰에 알렸다.
검찰 수사결과 피해자가 돈을 훔쳤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고, 심지어 일부 피고인은 이유도 모른 채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피해자 사진이 실려있는 전단을 보여주며 '피해자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피해자 역시 처음 보는 얼굴이다"고 대답하고 출연료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최군 등 2명은 빈집털이, 차털이 등 특수절도죄를 여러 차례 저질렀고, 조모(15)양 역시 특수절도 혐의와 관련해 소년분류심사원에 수용되는 등 제2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가출해 성인 노숙자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이 자행하는 각종 범죄행위를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은 시각장애에 지적능력이 떨어지고 혼자 노숙생활을 하는 피해자가 피의자들의 추궁에 횡설수설한다는 이유만으로 묻지마식으로 폭행해 사망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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