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도 장모 때린 사위는 이혼감>

  • 등록 2008.01.29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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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대법원 법원도서관은 일제 점령기인 1915∼1916년 조선총독부 고등법원(현재 대법원) 판결이 수록된 `조선고등법원 판결록' 제3권을 29일 발간했다.
법원도서관은 2004년부터 `조선고등법원판결록(30권.2만여쪽)' 국역사업에 착수해 앞서 1, 2권을 민사편ㆍ형사편으로 나눠 편찬했으며 이 책에는 당시의 생활모습과 법률문화 등 시대상이 잘 담겨있다.
판결록은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에서도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눈에 띄는 판결 내용이다.
◇ 장모때린 사위는 이혼감 = 박모씨는 아내 김모씨와 싸우던 중 아내와 장모를 폭행하고, 흙발로 처갓집 마루에 뛰어들어가 기물을 파손해 구류 7일의 즉결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폭행이 반복되자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냈고 법원은 "남편이 아내의 어머니를 구타해 부상을 입히는 등 학대를 가한 행위는 관습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정당한 원인이 된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판결문에는 "예로부터 조선에 전해오는 말에 가정싸움은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아서 잠시 후면 그친다고 하는 격언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속담이 당시에도 존재함을 보여준다.
◇ 유증만은 남편허락 없이 가능 = 아내가 사망하면서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자 남편이 이를 취소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선의 관습에 의하면 처는 중요한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서 남편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아내가 소유한 재산을 유증함에 있어서는 남편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부부관계는 사망에 의해 소멸되는 반면 유증은 사망에 의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청구를 기각했다.
◇ 홍수에 떠내려간 땅, 다시 흙 쌓이면 소유권 인정 = 26년 전 홍수로 토지가 떠내려 갔는데 같은 장소에 흙이 쌓여 다시 토지가 생기자 소유권에 다툼이 생겼다.
재판부는 "조선에서는 물로 인해 토지가 함락하고, 그 후 다시 동일장소에 땅이 형성되면 원래 함락지의 소유자가 새로 생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관습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집중호우가 잦은 우리나라에서, 하상이 정비되기 전인 조선시대에는 하천변 토지가 홍수 때 떠내려가기도 하고 물의 흐름이 바뀌기도 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이 경우 토지를 상실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는 관습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 일제시대 이자율 30% 제한 = 1911년 조선총독부령 13호로 `이식제한령­(利息制限令)'이 제정돼 원금이 100원 미만일 때 이자율은 연 30% 이하, 100원∼1천원 연 25%이하, 1천원 이상일때 연 20% 이하로 제한됐다.
재판부는 이자율 계산 다툼에서 "이식제한령에 의해 이율을 정하여야 하는 원금은 당초 계약의 원금액이다. 일부를 변제해 원금액이 감소해도 당초의 계약이 여전히 존속하는 한 이율의 표준에 변경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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