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민노당 내홍, 재탄생 계기 돼야

  • 등록 2008.01.29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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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민주노동당의 향후 노선을 놓고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민노당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심상정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자주(NL)파의 종북(從北)주의 청산과 함께 신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는 강경 평등(PD)파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양 계파 간 대립이 좀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분당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고 하니 진보 정당의 정치 실험이 좌초로 귀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심 대표는 민노당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민노당의 낡은 요소였던 정파의 담합이나 눈치보기가 아니라 생활 속의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 진보 정당으로 다시 서겠다는 단 하나의 원칙과 목표로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념 지상주의 대신 실용성을 내재한 선진형 진보 정당의 틀을 잡아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혁신안은 낡은 이념의 틀에 사로 잡힌 구호주의 정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노당은 2004년 총선에서 13%의 지지율을 거뒀으나 불과 3년여 만에 치러진 17대 대선에서는 3%의 지지율로 급전직하했다. 운동권에서 제도권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한 이후 민심이 직접 접해 본 민노당에 대한 실망의 결과다. 특히 북한에 대한 무비판적인 추종 경향은 민노당의 노선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당내 자주파가 북핵(北核) 사태를 "자위적 측면이 있다"고 한 것이나 미군 철수 완료 시점에 북핵 폐기를 완료한다는 대선 공약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나아가 일심회 간첩단 사건에 당내 인사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노당의 정체성이 뒤죽박죽 됐다. 민노당이 이 같은 대선 공약을 폐기하고 일심회 연루자 2명을 제명하기로 한 것은 활로 모색을 위해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으로 이해한다. 심 대표는 북한에 대해서도 "당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훼손시키려 한 데 엄중 항의한다. 남한 진보 정당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당내에서 성역시돼 왔던 북한을 내놓고 비판한 것은 중차대한 사건이 아닐 수없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자주파가 혁신안 저지에 총력을 걸 태세인데다 강경 평등파가 이미 새로운 진보 정당 창당 작업에 돌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두 계파가 딴 살림을 차리게 되면 민노당의 동력은 급격히 쇠퇴할 것이 뻔하고 우리 정치권에서 민노당이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도 함께 쇠잔해질 수밖에 없다. 민노당은 우리 정치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갖고 있다. 중도ㆍ보수 정당들을 견제할 유일한 정파일 뿐 아니라 소외 계층을 대변하는 소중한 역할도 부여돼 있다. 민노당의 내홍이 재탄생을 위한 생산적인 과정이 돼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각 계파도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민노당의 살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파주의 극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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