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인권' 정책 변화가능성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한승수 총리 지명자의 '특별한 인연'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을 축으로 한 두 사람의 관계가 향후 정부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변수가 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때 사실상 공식 인연을 맺는다. 한 지명자가 주미대사로 발탁돼 워싱턴에 부임했고 반 총장은 당시 주미 대사관 정무 공사로 한 대사를 보좌한 것.
하지만 반 총장이 회고했던 두 사람 간 "잊을 수 없는 일"은 김대중 정부 시절 때 이뤄진다.
2001년 3월 한국과 러시아의 정상 선언내용에 미국이 옹호하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제약하려는 조약을 지지하는 문구가 들어가게 됐고 이에 미국이 반발하며 외교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그 결과 외교부 장.차관이 교체됐고 당시 차관이던 반 총장은 공직에서 물러났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반 총장은 "31년간 공직을 했지만 허무하게 백수가 됐고, 이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고한 적이 있다.
이 때 반 총장을 구제한 사람이 바로 신임 외교장관으로 취임한 한 지명자였다. 한 지명자는 외교장관을 하면서 유엔 총회의장으로 선임되자 4개월여 '놀고 있던' 반 총장을 의장 비서실장 겸 유엔 부대사로 임명했다. 반 총장은 "차관까지 한 나였지만 일하는게 좋았으며 그때의 경험이 나중에 유엔 사무총장을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반 총장이 후보가 됐고 이후 한 지명자가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 당선 뒤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한 지명자를 '은인'으로 지칭했다.
지난해 5월 반 총장이 한 지명자를 유엔의 기후변화담당 특사로 지명하면서 외교가에서는 '반 총장이 마지막 보은을 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간 `특별한 인연'을 감안, 외교부 당국자들은 유엔 기후변화담당 특사인 한 지명자의 등장으로 환경과 인권 등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 지명자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 "반기문 총장이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최전방에서 지휘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세계적 흐름에는 맞춰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기후변화 산업에 관심을 쏟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접근한다면 경제와 환경을 함께 살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지명자는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멕시코만이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리스트에 빠져있는데 한국이 경제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국제적 압력이 굉장하다"며 "차기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한 지명자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환경과 인권 등의 문제에서 한국이 보다 큰 역할을 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가정책은 현실을 토대로 해야 하는 만큼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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