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조례 첫 제정..'기업형' 노점은 강력 단속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서울시가 28일 내년까지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를 시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무질서하게 난립해온 노점들이 규격화된 디자인의 산뜻하고 깨끗한 시설에서 도로점용료를 내고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노점의 위생기준과 실명제, 준수사항 등을 담은 조례를 올해 상반기 전국 최초로 제정하는 한편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는 노점과 일정 규격 이상의 '기업형' 노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 내년 전역 확대 = 지난해말 현재 시내 노점은 좌판.보따리 형태 5천153개, 손수레 4천13개, 차량노점 1천981개, 포장마차 1천204개 등 총 1만2천351개로 집계됐다.
이들 노점은 그동안 무질서하게 난립하면서 거리환경을 저해하고 시민 불편을 초래해 왔지만 노점단체의 저항 등으로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실제 시는 지난해 25개 자치구에서 3만5천449건의 불법 노점을 단속해 459건을 고발하고 1만6천194건에 대해 31억5천100만원의 과태료와 변상금을 부과했지만 노점상단체가 시의 관련 캠페인과 노점 디자인 실물전시회를 방해하다 고발당하기도 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시내 15개 자치구에서 296개 노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 온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가 시민들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호응을 얻음에 따라 내년까지 이를 시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는 무질서하게 난립한 노점들을 대상으로 시설 디자인을 규격화하고 이를 한 곳에 모은 뒤 도로점용료를 내면서 시간제로 영업하도록 하는 지역이다.
'노점거리'에서 각 노점들은 서울시나 각 자치구가 마련한 디자인이나 색상의 노점 시설을 자비(약 300만원 안팎)를 들여 장만한 뒤 영업해야 한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교수, 디자이너 등 외부 전문가 5명에게 의뢰, 기존 노점의 수레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단정한 디자인에 도회적인 색상, 파라솔 형태를 갖춘 조리음식용(5개), 공산품용(3개), 농수산물용(2개) 등 3종류의 노점 디자인안을 만들어 자치구 자율로 선정한 뒤 운영하도록 했다.
'노점거리'에서는 또 이미 해당 지역에서 영업하던 노점상들이 주로 장사를 하게 되지만 1㎡당 공시지가에 0.01을 곱한 금액의 도로점용료를 내고 영업을 해야 한다. 가판대의 경우 하루 평균 3만4천원, 명동이나 잠실역, 영등포로터리 등지는 약 4만5천원 정도로, 시는 내년말 이후 연간 점용료 수입이 4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점거리'에는 특히 시간제 영업도 적용돼, 평균 오후 4시께부터 오후 10시께까지 영업을 해야 하지만 주로 새벽에 영업하는 의류도매상가나 재래시장 등지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시간제가 적용된다.
시는 우선 올해 상반기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와 명동 등 도심 일부지역의 노점 639개와 강남구 강남.양재역 주변, 강동구 고덕지역,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주변, 서대문구 신촌.이대지역, 성북구 하나로거리 등 5개 자치구내 노점 총 2천214개 등 총 2천853개를 대상으로 '시간제.규격화 노점'을 조성하는 데 이어 내년 말까지 시내 전 지역에서 '노점거리'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 '노점 관리조례' 제정..불법노점 강력단속 병행 = 서울시는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를 확대 시행하면서 제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올해 상반기중 '노점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할 계획이다.
'노점거리' 시범 운영상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제도를 보다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 조례에는 노점 실명제와 취급품목 지정, 영업장소, 재배치, 길거리 음식물에 대한 식품위생검사 및 취급자 위생기준, 지역별 노점상자율관리센터 및 노점개선자율위원회 구성 등 노점의 관리 운영에 대한 세부내용을 담게 된다.
시는 "현재 자리가 좋은 곳은 8천만~1억원 정도의 자릿세에 거래된다"며 "노점 실명제를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노점을 사고 파는 것을 막고, 점용허가를 받아 사업자 등록을 해서 세금을 내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와 함께 주민의 통행 불편을 가중시키고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지하철역 입구나 버스정류장 및 횡단보도 주변의 노점에 대해서는 규격화를 유도하면서 강제 정비도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일정 규격을 초과하거나 종업원을 고용하는 노점, 체인점 형태 등 '기업형' 노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단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 밖에 각 자치구를 대상으로 '노점거리' 추진 실적에 대해 지급하는 인센티브사업비 지원금을 현재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려 사업 성과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거리의 노점도 이제는 변해야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며 "영세 노점상의 생계유지 대책과 아울러 시민들의 행복 공간 마련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니 만큼 시민 고객과 노점하시는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aupf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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