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시즌 첫 출전한 대회에서 독주 끝에 우승을 차지하자 벌써부터 '그랜드슬램'이 꿈이 무르익고 있다고 호들갑이다.
모든 언론이 우즈가 뷰익인비테이셔널을 우승으로 마무리짓자 '이제 타이거의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라고 보도했다.
골프에서 '그랜드슬램'은 1년 동안 4개 메이저대회를 모조리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그랜드슬램'은 잭 니클러스나 아놀도 파머 등 이제 전설로 불리는 선수들도 이루지 못했다.
프로로 전향하지 않고 변호사로 활약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로 뛰었던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 US오픈, 브리티시오픈, 그리고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브리티시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석권한 것을 '그랜드슬램'으로 쳐주는 사람도 있다.
존스가 마스터스 대회를 창설하고 PGA챔피언십이 탄생하면서 4개 메이저대회가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으로 자리를 잡은 뒤 '그랜드슬램'은 난공불락이 됐다.
요즘처럼 선수층이 두터운 시대에는 '그랜드슬램'이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는 전문가도 많다.
그러나 '타이거라면 가능하다'는 전망은 이전부터 있었다.
우즈는 지난 2000년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한 뒤 이듬해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차지해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업을 이뤘다.
따지고 보면 1년 동안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것이니 '그랜드슬램'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같은 해 4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해야 그랜드슬램'이라는 유권해석이 내려지면서 '타이거슬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그랜드슬램' 달성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던 우즈가 2008년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자 '우즈라면 가능하다'는 낙관론은 큰 힘을 얻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우즈의 경쟁자는 우즈 자신 뿐'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던 우즈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필드에 나타났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드라이버 난조도 어느 정도 잡혔고 원래 좋았던 아이언샷과 쇼트 게임, 퍼팅은 다른 선수들이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랜드슬램'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우즈의 경기력 뿐 아니라 올해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4개 코스가 모두 우즈의 입맛에 맞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네번이나 우승한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진작부터 우즈에게 '맞춤 코스'로 알려져 있다.
US오픈은 우즈가 대회 4연패와 함께 통산 여섯차례 우승을 일궈낸 뷰익인비테이셔널 개최지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에서 열린다.
우즈는 "오거스타내셔널과 토리파인스는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여러차례 말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어려운 코스지만 우즈에게는 '안방'같은 곳이라는 뜻이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이 열릴 예정인 로열버크데일에서 우즈는 1998년 대회 때 딱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다.
PGA챔피언십이 치러지는 오클랜드힐스골프장은 우즈가 프로 선수가 된 이후 투어 대회를 연 적이 없으나 2004년 라이더컵이 이곳에서 개최됐을 때 우즈는 싱글매치플레이에서 폴 케이시(잉글랜드)를 3홀차로 완파하는 등 코스와 제법 궁합을 맞췄다.
PGA 투어 안팎에서는 우즈의 경기력이 최정점에 올라 있고 메이저대회 개최지가 대체로 우즈가 좋아하는 코스라는 점에서 대망의 '그랜드슬램'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우즈 스스로도 "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면서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즈의 라이벌인 미켈슨도 "메이저대회에서 벌써 13차례나 우승한 우즈라면 뭔들 못하겠는가"라며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톰 핀첨 커미셔너는 "타이거가 해낼 수 있다고 했다면 누가 아니라고 하겠느냐"며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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