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폐지 이유, 농민은 물론 국민도 이해못해"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경기도 수원 농촌진흥청 정문 앞 텐트에서 지난 25일부터 '농진청 폐지 반대'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윤요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은 28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밝힌 농촌진흥청 폐지 사유는 농진청이란 정부 조직의 일차 소비자인 농민은 물론 최종 소비자인 국민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민과 농민단체들이 농진청 폐지에 반대하는 것은 농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농진청 폐지에서 출발한 차기 정부의 농업 정책이 결국 소규모 농가의 말살과 우리 국민의 먹거리 걱정 문제로 확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5만여명이 참가하는 농민 총 궐기대회를 개최, 이 같은 농민들의 외침을 차기 정부와 국회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농진청을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하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지난 16일 인수위가 농진청의 폐지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의 전환을 발표하면서 든 이유는 농업.임업.축산업 관련 연구개발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명공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런 연구개발은 경직된 공무원 조직이 담당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연구기관 전환으로 엄격한 통제에서 벗어나 우수한 연구 인력을 확보, 농업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농진청이 지닌 농업기술 개발에 관한 기능만 언급하고 또 다른 중요한 업무인 농업기술 지도.전파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결국 정부 기관을 폐지하면서 그 기관의 정확한 업무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농진청이 폐지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은 무엇인가.
▲농업기술 개발에도 문제가 있고 지도에도 문제가 있다. 인수위에서는 경쟁력 높은 기술을 농민에게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정부 예산에도 변함이 없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농업 기초기술, 즉 돈 안되는 기술 개발에 수익을 내야하는 민간기관이 손을 대겠느냐.
더 심각한 것은 지도 분야다. 지금까지 농업기술은 연구와 지도 업무가 동일한 기관에 있어 신속하게 농가에 보급될 수 있었다. 또 농업현장의 애로사항이 연구과제로 설정돼 연구와 지도의 순환체계가 이뤄져 왔다. 인수위에서 지방 농촌지도직 공무원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과연 농민들의 현장 기술 수요에 대한 목소리가 연구기관에 전달될지 의문이다.
그래도 일선 영농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농진청에 전화하면 담당 지도자가 달려와 함께 고민하고 문제 해결에 애쓰고 있다.
--현재 농촌 진흥 업무에 문제는 없는가.
▲왜 없겠는가. 농진청도 뼈를 깎는 아픔의 내부적 혁신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농업 기술의 효율성과 효과적인 전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연구개발과 지도사업을 단일 국가기관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큰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틀이 깨지면 결국 소규모 농가는 팔을 벌려 도움을 호소할 곳을 잃고 만다.
우리가 농진청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결코 농진청 공무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규모 농가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선택임을 이해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을 만났는데 결과는.
▲지난 21일 농어업인 단체장들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본래 농진청 폐지 반대 발언은 내가 대표로 이야기하기로 했는데 다른 단체장들도 걱정이 많아 농진청 폐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25일에는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과도 만나 농진청 문제를 얘기했다.
하지만 들은 이야기는 농진청이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뿐이었다. 농업을 여전히 경제논리로 풀어가려는 모습에 안타깝기만 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28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에서 5만명이 참가하는 농민 총 궐기대회를 개최해 농진청 폐지 철회와 한미 FTA 국회비준 반대를 요구할 작정이다. 또 정부 조직개편안이 국회로 제출됐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작업을 펼치고 농진청 폐지에 찬성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오는 총선에서 낙선운동까지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국민에게 농진청의 존재 이유를 알리고 존치에 대한 의견을 담은 1천만 국민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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