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세계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이 되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밝혔다.
이 원장은 24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국제경영원 포럼에서 '세계경제의 예상변화와 대응전략'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는 나도 모른다"면서 "금년말까지 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이나 일부에서 내년까지 간다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원장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기관의 손실은 적게는 2천억달러, 많으면 5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는 13조달러인 미국 국내총생산(GDP)를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라면서 "그렇게 볼 때 앞으로 금융기관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는 상당한 변동성과 불안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원장은 "전반적인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물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중동이나 아시아의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보충하고 있어 씨티은행의 파산 등 극단적인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둔화 등으로 인해 미국의 경기는 리세션(경기후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체감은 리세션에 가까운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이 원장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1%에 가깝겠지만 한두달 안에 더 큰 일이 생기면 1%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중국은 미국과는 반대로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펼쳐지는 가운데 올해 9-10% 성장을 하게 될 것이며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은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및 환율에 대한 기업의 대응'에 관해 발표한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든 데다가, 산유국들의 전쟁, 이란과 미국의 핵 문제 등 지정학적 요소가 공급 요인을 계속 불안하게 만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으나, 앞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이 생기고 선물에서 들어오는 투기자본이 금융시장 침체로 줄어들기 때문에 유가는 마냥 오를 수만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올해 유가는 80-100달러 사이를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유가가 뚝 떨어져서 경제에 보탬이 되거나 100달러가 넘어 압박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원자재 가격은 미국의 경기둔화로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두와 소맥 가격이 50% 이상 오르고 옥수수도 급격히 가격이 상승해 세계 식량위기를 걱정할 만한 상황이어서 곡물가격 상승은 조심스럽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환율에 관해서는 "미국 재정 적자와 경상적자를 감안할 때 달러화는 큰 흐름이 약세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최근의 달러 강세는 미국 투자 자본이 본국의 밸런스 조정으로 빠져나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광원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은 '2008 한국경제 대전망'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의 불안요인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중국경제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 수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 부원장은 "우리가 앞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물가"라면서 "최근 물가가 올라가고 있는데, 경제상황이 나빠져도 통화확장정책 가능성은 높지 않고 만일 수출이 불안해서 환율을 올리는 정책이 나올 경우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 부원장은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제도개혁"이라고 말하고 "법질서 준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혁은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설 부원장은 그밖의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으로 △서비스업의 경쟁촉진 및 유망산업의 육성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 △여성경제활동 확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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