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손대표 정부조직법 충돌>(종합)

  • 등록 2008.01.23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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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거부권 시사 부적절"..靑 "지도자 자세 의문"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송수경 기자 =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가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신당 손 대표가 23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노 대통령을 향해 "적절치 못하다"며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자 청와대측이 곧바로 손 대표를 향해 "지도자로서의 자세가 의문스럽다"며 반격한 것.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진보'로의 노선 변화를 추진중인 손 대표가 정부조직법 처리 문제를 계기로 `탈(脫) 노무현' 행보의 신호탄을 올린 데 대해 그동안 손 대표의 행보를 마뜩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던 청와대측이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두발언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조직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이것은 적절치 못한 자세"라며 "물러가는 대통령이 이런 문제에 간섭하고 거부권을 행사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요청했다.

손 대표는 물론 오는 28일까지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달라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오만과 독선의 자세"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이날 발언의 무게는 단연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나서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데 있었다.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 조차 하기 전에 퇴임을 앞둔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거론하는 것이 절차적으로도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자칫 인수위의 정부조직법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신당의 입지를 좁히고 국회에서의 정상적인 토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대선 참패 이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신당으로서는 노 대통령의 `오버액션'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우상호 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정부조직법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수는 있지만, 아직 국회 심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며 "더군다나 이런 문제는 정치성을 띠게 마련이라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대통령이 자꾸 발언하는 것은 신당 입장에서는 거북하고 불편하다"며 선을 그었다.

손 대표 등의 발언이 나오자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당 대표로서 어떤 철학을 갖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처하겠다는 것도 안 보이고, 지금 얘기하고 있는 논리가 조선일보 등의 논리와 하등 다를 바 없어 매우 실망스럽고, 다른 철학적 관점이나 원칙 같은 것을 엿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천 수석은 또 "물러가는 대통령이 이런 문제에 간섭하는 게 부당하다고 했는데 이는 조선일보나 한나라당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며 "몇몇 언론의 논조에 무작정 따라가는 태도로 과연 정치 지도자로서 충분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지도자의 자세'와 `정체성' 문제까지 건드리며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천 수석의 반박이 나오자 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이 신당 대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한 것에 대해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청와대 대변인은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우 대변인은 "손 대표가 지적한 것은 인수위 조직개편안이 옳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국회의 논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대변인이 마치 손 대표가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개편안을 찬성한 것처럼 정체성까지 문제 삼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왜곡"이라고 비난했다.

신당의 핵심 당직자도 "오늘 손 대표가 밝힌 입장은 당 지도부의 공통된 입장이고 심지어 강금실 유인태 최고위원도 같은 생각이었는데 그렇다면 강금실 유인태 최고위원 등도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논조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청와대와 손 대표가 정부조직법 문제를 놓고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 싸움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손 대표가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공교롭게도 24일 오전 동교동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 정국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기로 한 것도 묘한 정치적 대비와 해석을 낳고 있다.

한편 양측의 충돌에 대해 신당의 한 초선의원은 "어차피 정부조직법은 대통령과 신당이 갈등할 사안이 아닌데도 서로 감정싸움이 격해지면 `또 내부에서 치고 받고 싸운다'는 식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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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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