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21일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을 실무자와 함께 전격 소환하면서 수사의 칼날이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으로 접근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 사장은 이른바 `차명 의심 계좌'에 명의를 제공해 줬을 뿐만 아니라 직접 계좌의 개설 및 자금 운용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날까지 소환된 5명의 임원진처럼 재무계통에 몸담은 이력 등으로 비자금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역할의 적극성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런 점에 비춰 특검팀이 점차 비자금 관련 의혹의 전모를 알고 있을만한 수뇌부급 인사들로 `조준선'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검찰로부터 차명일 가능성이 높은 150여명 명의의 계좌 300∼400여개를 추려낸 기초수사 결과를 넘겨받은 뒤 이 중 보다 의심이 짙은 수십개 계좌의 명의자들을 우선 소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특검팀이 그룹 재무라인의 핵심 인물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계좌추적에서 그만큼 진척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 임원진도 충분한 방어논리를 갖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는 사정을 감안할 때 그런 논리를 뒤엎고 좀더 정밀하게 추궁할 거리를 계좌추적에서 확보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수백개의 차명의심 계좌들 중 수십개를 수사대상으로 좁혔다는 점은 이같은 추적 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비자금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그룹 전략기획실 소속 수뇌부 인사들이 이르면 이번주중 소환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특히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은 이번 사건의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언젠가는 불가피하게 조사를 받게 될 인물들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김 사장 등은 이번 사건 핵심 피고발인이고 이미 소환된 임원들과는 조사의 강도나 범위도 다를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수사성과가 충분히 나온 뒤에야 소환 일정이 조율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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