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은 이어 문래동 민노당 당사를 찾아 심상정 비대위원장을 만났다.
이 당선인은 민노당이 진보성향 정당이라는 점을 감안, "언론에 내가 진보 중에서도 제일 센 진보로 보도돼 경선 때 힘들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도 그렇게 평가되는 것은 일하는 방식 때문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민노당과 공감하는 부분이 있음을 은근히 내세웠다.
이 당선인은 또 민노당이 중점을 두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법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는 딱한 처지가 됐다는 사례를 거론한 뒤 "말로만 비정규직을 위한다고 하면 뭐하느냐"면서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가 비정규직 해법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 문제를 먼저 꺼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비정규직 감소에 대한 정치권 합의는 이뤄진 만큼 제도적 개선에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심 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통일부와 여성부 폐지, 그리고 독립기구의 대통령 직속기구화 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기구의 합리적 조정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여성인 심 위원장이 여성부 폐지 방침의 부당성을 지적하자, 이 당선인이 적극 반박하는 등 신경전도 펼쳐졌다.
심 위원장이 먼저 "여성이기 때문에 섭섭했다. 국민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차기 정부가 여성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 오해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공세를 펴자 이 당선인은 웃으면서 "여성 표를 받아 당선됐는데.."라고 말한 뒤 "심 위원장은 여성 대표가 아니고 남녀 전체의 대표다. 서울시장 재직 때 여성부처를 따로 두니 다른 부처에서 관심이 없어 (일이) 진전이 안되는 게 확실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심 위원장이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시키면 많은 여성들이 당선인에 대해.."라며 공세를 이어가려 하자 이 당선인은 또 웃음을 지으면서 "내가 딸이 셋이예요"라고 방어막을 쳤다.
이 당선인은 18일에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 심 위원장의 대화 내용.
▲심 위원장 = 국회는 당선인께서 부담되는 장소기 때문에 편하게 당사로 모셨다. 민노당 화두가 혁신이다. 과감하게 혁신해서 서민의 바람을 정부정책에 반영하는 진보야당이 되겠다.
▲이 당선인 = 어떻게 귀착이 되는가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나도 건강한 진보가 되겠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도 여러 형태가 있다. 경제가 잘되면 원론적으로 비정규직이 준다. 앞으로 그런 논의를 하자.
▲심 위원장 = 남북간 특수관계는 이미 국정에서도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통일부 폐지는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원하는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
▲이 당선인 = 통일문제도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 둘이 수군수군해서 될 것이 아니다.
▲심 위원장 = 과거 재경원을 연상케 하는 강력한 경제기구 탄생이 재벌위주 정책을 강화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이 당선인 = 수요자 입장에서 원스톱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장관이 가장 많아 기업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찾아다니느라 힘들다. 과거는 흘러갔으니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
south@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