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은 제쳐놓고 공동이익 취하자'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매우 형식적으로 사과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성숙된 한일관계를 위해서는 사과나 반성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것은 그의 실용외교 원칙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종군위안부 문제부터 독도 영유권, 야스쿠니 신사 참배, 교과서 왜곡 등 민감하면서도 단시간 내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사안에 집착하기보다는 우선 경제협력 등을 통해 실리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견은 일단 제쳐놓은 채 공동의 이익을 먼저 추구한다'는 의미의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이 당선인의 대일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이 당선인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난 10일 일본 정부 특사로 방문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는 "일한관계는 긴 역사상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본과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주의라는 공통의 가치관을 지녔다. 또한 북한문제를 동일하게 최대과제로 갖고 있다"고 말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따라서 최근 수 년간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삐걱거렸던 한일관계는 이 당선인의 취임을 전후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인의 첫번째 공식 외교일정도 한.일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총리가 이미 다음달 대통령 취임식 때 축하사절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한.일 정상은 작년 9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는 했지만 한국이나 서울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2006년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방한 때가 마지막이었다.
성사된다면 1년4개월여만의 단독 정상회담인 셈이다.
이 당선인이 상반기 중 일본을 방문하면 셔틀외교도 공식 복원된다. 일본 정부는 이 당선인에게 5월께 자국을 방문해 달라고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한 바 있다.
물론 국민감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독도 문제 등에 있어 원칙적 입장은 천명하겠지만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갖 돌발변수에 의해 언제든지 꼬일 수 있는 게 한일관계여서 당선인의 구상대로 `구동존이'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참여정부에서도 초기에는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때 참석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2005년 초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면서 한일관계는 급속히 냉각된 바 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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