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의 억울함, 절반은 풀렸겠죠"

  • 등록 2008.01.16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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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47년만에 무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형님이 억울함의 절반은 풀렸다고 생각하시겠죠. 현명하고 정의로운 판결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1961년 군사정권으로부터 반국가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이 16일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자 재심 청구를 했던 동생 용준(74)씨는 50년 가까이 쌓였던 한이 씻겨나간 표정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용석 부장판사)가 조용수 사장의 반국가활동 공소사실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읽는 동안 용준씨는 형 대신 피고인석에 앉아 심호흡을 하며 경청했고 결국 무죄가 선고되자 재판부에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1961년 민족일보 사건에 연루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양모(72)씨도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자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고 머리가 희끗한 민족일보사건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들이 법정을 나서며 용준씨와 양씨를 격려했다.
선고 직후 용준씨는 "현명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재심) 사건들이 곧 억울함을 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민족일보 기획실장으로 형과 함께 일했던 용준씨는 형이 반국가활동 혐의로 죄 없이 체포돼 사형되는 과정과 민족일보가 폐간돼 신문 제작을 위한 기자재 등 회사 물품이 몽땅 압수되는 과정을 손 한번 못써보고 지켜봐야 했다.
이후 `간첩' 가족의 낙인이 찍혀 순탄치 못한 삶을 사는 와중에도 용준씨는 가족이 없었던 형을 대신해 형의 명예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고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1998년에는 공식적으로 민족일보사건진상규명위원회가 발족했다.
용준씨는 민족일보의 영인본을 만들고 형의 평전을 펴내며 꾸준히 민족일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오다 2006년말 형에 대한 사형집행이 위법했다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결정을 받고 재심을 청구,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용준씨는 "형의 억울한 심정을 제가 말로 할 수 있겠느냐. (하늘에서나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조용수 사장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재판부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재판부도 어려운 세상을 살았고 지칠대로 지친 제 심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세월에 담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심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조용환 변호사는 "무죄 판결에 따라 형사보상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사장은 1961년 간첩혐의자에게서 공작금을 받아 민족일보를 창간하고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았고 민족일보는 폐간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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