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경제산업부 산업정책 효율 높인다

  • 등록 2008.01.16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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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 한국 경제의 실물부문을 뒷받침할 통합 '초대형 기업 도우미'가 출범하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6일 기존 산업자원부에 정보통신부 및 과학기술부의 관련 기능을 통합해 경제산업부를 만들기로 했다.

산업간 융합이라는 경제현상에 발맞춰 산업정책기구를 통합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경제산업부의 출범은 산업정책의 핵심대상이자 지금까지 각 부처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차세대 성장산업과 연구.개발(R&D) 분야의 일원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방대해진 기구를 정리하고 인사와 조직, 예산 등 세부내용을 다듬는 과정에서 안팎의 적잖은 갈등이 불가피해 새 조직의 에너지가 충분히 구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세 갈래 산업.기술정책, 창구 단일화

산업자원부는 새해 벽두인 지난 3일 지난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자 수출액이 1천2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액이 1천251억3천만 달러로 10.5% 늘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한국 경제동향의 가늠자나 다름없는 산업을 놓고 수치와 내용에서 보듯, 거의 전 품목이 일치하는 수출내용을 두 부처에서 같은 날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서로의 영역임을 주장하며 경쟁적으로 발표하는기이한 행태가 장기간 반복됐다.

이런 현상은 새롭게 성장하는 영역을 자신의 관할에 넣으려는 공급자 중심사고의 필연적 결과물이다.

관료조직이 막강하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21세기 들어 중앙정부 성.청 조직을 일대 개편하기 전 산자부와 정통부 격인 통상산업성과 우정성이 새 성장산업인 고화질 TV를 놓고 다투다 각자 기념일을 만드는 바람에 '하이비전(HD TV의 일본식 표현)의 날'이 두 개가 만들어지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적이 있다.

유사한 현상은 산자부와 정통부,과기부 등 3개 부처를 놓고 끊임없이 반복돼왔다.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떠오른 로봇산업을 놓고 3개 부처가 자신의 관할을 주장하며 다투다 결국 로봇산업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제정되지 못한 사건이나 산자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 과기부의 '신성장 동력산업' 등 차이를 알기 힘든 유사 사업들도 다 이런 업무중복의 소산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이번 정부 조직개편으로 없어지게 됐다. 문화산업이나 통신산업 등 특정 영역을 제외하면 제조업과 광업 등 2차 산업, 그리고 유통 등 일반 서비스업 분야의 산업정책을 추진하는 기구가 경제산업부로 단일화됐기 때문이다.



◇ 정책고객 편해지고 예산도 효율화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정책고객인 기업이나 연구기관들로서도 정부 상대 업무가 편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기능과 조직상 '세 상전'을 모셔야 하는 회색지대에 위치했던 곳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설립근거법의 변경 등으로 외관상 과학기술부 소관이지만 실질적 업무는 산업자원부와 관련성이 높은 기술계 연구기관들이 대표적이다.

한 정부부처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산하기관으로서 논평할 처지는 아니지만 관련 부처가 하나가 된다면 업무측면에서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부처 통폐합으로 예산의 효율화가 이뤄지는 것 역시 대표적인 개선분야로 꼽힌다. 산자부와 과기부는 각각 연 2조5천억원선에 이르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수과학분야 예산이 떨어지고 나머지 산업기술 R&D 예산이 하나로 통합됨에 따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의 토대가 마련됐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한 정부 당국자는 "정부의 R&D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이나 기관으로서는 지원조건에만 관심이 있지 결국은 똑같은 돈"이라며 "과거에는 3개 부처가 영역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3개 부처로부터 모두 자금을 받아낸 곳도 있을 정도였다"고 술회했다.



◇ 또 다른 공룡..조직 슬림화가 관건

이제 남은 문제는 전체 산업과 기술.자원분야를 아우르는 거대 조직인 경제산업부를 어떻게 기업 도우미로 재편하느냐는 문제다.

일단 각 부처의 '손발'이자 업계 의견의 전달통로였던 업종별 협회 등의 기구들은 통폐합이 이뤄지겠지만 조직 내부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게 경제산업부로서는 가장 큰 고민이다.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내부 정리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외부 정책고객이 기다리는 결과물은 시간이 늦춰지거나 내용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정보기술(IT) 하드웨어와 관련해 이관되는 기구와 기존 기구에서 중복되는 업무를 통합한다는 원칙만 세워뒀을 뿐, 정확하게 넘어오는 세부 분야까지는 알 수 없어 확정된 시나리오가 아직 없다"며 "한동안 이런 조직개편의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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