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일본 개혁모델과 닮은꼴>

  • 등록 2008.01.13 0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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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밑그림을 그린 정부 조직개편안이 2001년 일본 정부의 조직개편 모델과 흡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양국의 조직체계가 달라 일률적 비교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개혁의 방향과 주요조직의 개편내용이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1년 1월 모리 요시로 총리 재직당시 단행된 일본 정부의 조직개편은 바로 이명박 당선인이 신년사에서 "대장성을 없앤 일본에 감탄한다"고 언급했던 모델. 당시 일본정부 조직개편의 최대 포인트는 대장성의 분리였다. 대장성은 예산과 세제업무 등을 담당하는 재무성으로 축소되고 금융정책과 감독업무는 신설되는 `금융청'에 이관됐다.

현재 인수위가 검토중인 안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합쳐 예산과 세제업무 등을 맡는 `기획재정부'를 만들고 금융정책 업무는 금융감독위원회로 넘겨 `금융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둘 다 `예산+세제'와 `금융'을 이원화하는 정책운영 구도다.

인수위가 추진중인 `작지만 강한 청와대' 구상은 2001년 일본이 내각부의 기능을 강화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총리의 보좌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내각부에 특명담당장관과 주요정책을 심의하는 각종 회의를 뒀다. 또 내각관방(청와대 비서실장에 해당)의 종합조정과 기획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인수위도 청와대 비서실 조직은 축소하되, 비서실을 중심으로 정책조정과 기획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예산총괄 기능까지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문부성과 과학기술청을 `문부과학성'으로 통합해 고교평준화를 사실상 없애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인수위가 검토중인 `교육과학부(교육부+과학기술부 일부)' 통합안과 흡사하다. 이 당선인 역시 교육부 조직과 기능의 과감한 축소를 통해 `3불정책'으로 대변돼온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수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해양수산부의 해운기능을 합쳐 `국토관리부'로 확대개편하려는 인수위의 구상은 일본이 건설성, 운수성, 국토청, 북해도개발청을 합쳐 `국토교통성'으로 통합한 것과 비견된다.

일본 우정성은 자치성, 총무청과 함께 총무성으로 통폐합됐다. 우정사업의 민영화를 염두에 둔 조치였다. 역시 우정사업본부의 민영화를 앞둔 정보통신부는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방송위원회 등으로 분리흡수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산업성과 농림수산성은 현재 인수위가 검토중인 `경제산업부', `농수산해양부'와 명칭이나 업무분장이 거의 유사하다.

일본은 당시 모두 22개에 달하던 성청(省廳)을 절반 수준인 12개로 줄이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과정에서도 법무성, 외무성, 방위청, 환경청,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대로 존치시켰다. 인수위도 법무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대로 존속시키며 기능 재조정을 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각론상으로는 차이가 나는 대목도 적지 않지만 인수위측이 이같은 일본식 개혁모델을 어느정도 `벤치마킹'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대장성 개혁모델을 언급한 것은 단순히 나온 것이 아니다"며 "몇달전부터 심도깊게 연구해왔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일본 조직개편의 `대미'로 볼 수 있는 `경제재정자문회의'와 같은 모델이 이번 조직개편에 적용될 지는 미지수다.

총리가 의장을 맡는 경제재정자문회의는 경제운영, 재정운영, 예산편성의 기본방향을 설정하는 명실상부한 `경제 컨트롤타워'다. 관방장관과 내각부 경제재정담당장관, 재무성 장관, 경제산업성 장관, 총무성 장관, 일본은행 총재, 기업인 2명, 학계 2인이 참여해 합의제로 운영되는 특징을 띠고 있다. 한국에 적용한다면 대통령이 직접 주요 경제담당 장관들과 한국은행 총재, 기업총수들을 불러 경제의 큰 방향과 국가 예산편성의 기조를 정하는 셈이다.

현재 경제 컨트롤타워를 청와대 비서실에 두느냐, 아니면 기획재정부에 두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대통령 직속 자문회의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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