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걸려 장학금 1천만원 만든 60대 농부>

  • 등록 2008.01.11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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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의 60대 농부가 해마다 100만원씩을 면사무소에 맡기는 방식으로 10년간 1천만원의 장학금을 조성해 훈훈한 화제다.
주인공은 보은군 탄부면 매화리서 벼와 고추농사를 짓는 유제덕(62) 씨.
유 씨는 11일 탄부면사무소를 찾아 100만원 짜리 수표 1장을 내놓는 것으로 자신과 약속했던 10년짜리 장학사업을 마무리했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속리산 기슭에서 땅을 일구며 슬하의 2남1녀를 키워낸 유 씨는 1999년 막내 딸이 학업을 마치고 취직해 큰 돈 들어갈 일이 없게 되자 100만원을 들고 면사무소를 찾았다.
"넷째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1천만원이 될 때까지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그는 그 뒤 10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면사무소를 찾아 약속을 이행했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중학교 문턱조차 밟지 못한 그는 "학비가 없어 배움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하나로 선행을 이어갔다.
농협통장을 개설해 유 씨 돈을 꼬박꼬박 모으던 면사무소는 몇 년 뒤 출향 사업가 계환영(60.서울 거주) 씨가 고향의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2천만원의 몫 돈을 내놓자 이장회의를 소집해 두 사람의 숭고한 뜻을 전달했고 그 자리서 장학사업을 위한 '탄부사랑회'가 결성됐다.
참석했던 이장과 지역 기관.단체장 등이 즉석에서 호주머니를 털어 5만~10만원씩을 내놓으며 유씨가 종자돈을 댄 장학기금은 어느새 4천만원대로 불어났고 다음달 설 무렵에는 형편이 어려운 초등~고등학생 8명을 뽑아 10만~20만원의 첫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탄부사랑회 총무를 맡는 박주연 씨는 "유 씨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사업을 펼 계획"이라며 "기금 규모가 좀 더 커지면 유 씨 이름을 넣어 정식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한꺼번에 1천만원을 내놓기 힘든 빠듯한 형편이어서 10년간 장학금을 분납했다"며 "비록 적은 돈이지만 고학생들을 위해 값지게 쓰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의 약속기간은 끝났지만 당장 밥 굶을 상황은 아니니 농사 지을 힘이 있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 장학사업을 이어가겠다"며 "아내와 상의해 다섯째 아이를 키워볼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너털웃음을 웃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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