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폐지설에 과학기술계 '술렁'>(종합)

  • 등록 2008.01.10 1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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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구 설 자리 잃는다' 우려 목소리

KAIST 서남표 총장 "과기부 폐지ㆍ통폐합 반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부를 교육부와 산업자원부에 분산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과학기술계가 '기초연구가 설 자리를 잃는다'며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발전협의회,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과학기술부지부 등은 10일 각각 성명을 내고 과기부 해체 논의에 우려를 표하고 효율적이고 발전적인 과학기술 행정체제 마련을 촉구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과기부가 인수위 출범 후 줄곧 기능 강화 대상으로 꼽혀오다 갑자기 타 부처의 로비설 등이 퍼진 후 2~3일 만에 사실상 폐지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와 과학기술계가 분노를 넘어 허탈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과학재단(NSF) 공학담당 부소장으로 미국 과학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KAIST 서남표 총장은 이날 '한국의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 정책"이라는 글을 통해 "새로운 산업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한국은 과학과 기술의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과기부 기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학기술부와 교육부가 통합된 일본의 과학기술정책은 생각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며 과학과 기술은 한 몸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절대 분리될 수 없다"며 "과학과 기술을 동시에 진작시킬 독립적인 정부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총은 성명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가운데 과기부 기능 위축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선도하는 일류 선진 한국 구현을 위해서는 오히려 과학기술 전담부처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연구발전협의회도 "과기부의 고유 기능 상실과 위상 변화에 따라 연간 11조 원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R&D) 조정체제 정착에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과학기술 기반이 위축되지 않고 더욱 확고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 과기부지부는 "눈앞의 이익과 실적만을 추구하는 경제 살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과학기술 전담조직을 없앤다면 결국 과학기술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퇴보하게 될 것"이라며 "논의의 본질을 벗어난 밀어붙이기식 밀실 조직개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학기술계가 동요하고 있는 것은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미래지향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20~30년 전 과거로 후퇴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계는 그동안 부총리제가 폐지되면 부처 간 R&D 조정 업무를 맡아온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청와대 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으로 이전되는 대신 과기부는 교육부의 기초연구 지원 등의 기능을 흡수해 기초에서 산업기술에 이르는 국가 R&D 정책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과학기술계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R&D 예산에서 '기초.원천기술 개발'의 비중을 지난해 25%에서 2012년까지 50%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점에 주목하며 미래 먹을 거리를 창출할 기초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자는 "지금은 선진국 기술을 흉내 내는 개발시대가 아니라 원천기술을 스스로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첨단 지식정보화시대"라며 "산업기술은 기업이 연구하도록 뒷받침해주고 정부는 기업이 할 수 없는 공공기술과 원천기술 등 기초연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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