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터키관계 급속 복원..대통령.총리 잇단 訪美>

  • 등록 2008.01.10 01:36:00
크게보기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수년 동안 냉랭했던 미국과 터키 관계가 급속히 복원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가입을 숙원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의 친밀도를 과시해온 터키로선 대미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런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경우엔 미국이 나토 맹방 터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앞장서서 양국 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부시 "터키는 맹방" 다짐 =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두 나라가 전략적 우호 관계에 있음을 확인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터키를 서양과 무슬림 국가를 이어주는 '건설적인 교량'에 비유하며, 터키의 EU 가입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터키는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이슬람과 같은 거대 종교와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터키의 가치를 한껏 치켜 세웠다.

이라크 북부 지역을 근거지로 터키에서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에 대해선 터키와 이라크의 적(敵)이자, 평화 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해 11월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의 방문 당시 미국, 터키, 이라크 3국의 '공동의 적'이라는 표현에서 한 발짝 더 나갔다.

물론 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PKK에 대한 터키 정부의 강경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높은 소탕 작전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라크 북부 지역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미국으로선 우려되는 발언이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터키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특별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행정부는 PKK 문제와 관련, 터키 지도자들이 이라크 정부와 협력해 장기적으로 정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유도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배경 설명을 했을 뿐이다.

◇ '삐꺽'대던 외교관계 복원 = 작년 11월 에르도안 총리에 이어 귤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PKK 소탕 문제, 아르메니아 학살결의안 문제 등으로 양국 간에 심화하던 갈등 국면은 표면적으로나마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총리와 대통령이 2개월 동안 번갈아 워싱턴을 방문, 터키 지지에 대한 확약을 받은 만큼 당분간 두 나라의 정치,군사,외교적 협력 관계는 큰 흔들림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터키의 관계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발발 직후 터키 의회가 터키 영토를 통해 군대를 파견하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초부터 PKK의 테러가 회수와 강도를 높여가며 계속됐지만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과의 우호 관계를 고려한 미국은 PKK 소탕에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며 터키 정부 및 군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여름 여론조사에서는 터키 국민의 9%만이 미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작년 10월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집단 살해를 `대량학살'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양국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터키는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일시 소환하고 터키 남부 공군기지에 대한 미군의 사용권을 제한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다급한 건 미국이었다. 이라크로 가는 미국 군수물자의 70%가 터키 남부 공군 기지를 거쳐가는 것도 그렇거니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한 무슬림 국가로서 유일한 나토 우방인 터키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결국 터키와의 외교 관계를 고려, 로비와 압력을 통해 아르메니아 학살결의안의 하원 전체 표결을 보류시켰고, PKK 문제에서는 이라크 내 반군 기지의 위치 등 주요 군사 정보를 터키에 제공하고 터키의 소규모 월경 군사작전을 묵인했다.

이번 귤 대통령의 방미는 이 같은 미국의 터키 지원에 대한 답례이자 향후 지속적인 지지를 다시 한번 약속하는 자리였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faith@yna.co.kr

(끝)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