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참사' 소방법령 곳곳에 허점 노출>

  • 등록 2008.01.09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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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층 이상 대형공사에 소방기술자 단 1명…방화관리 한달이상 공백 `합법'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를 계기로 느슨한 소방법령과 이를 악용한 건축 관행에 대한 문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아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할 수 없지만 최소한 법령에 허점이 없었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현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9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장 먼저 지적되는 허점은 건축물의 완공 이후에 발생하게 되는 방화(防火) 관리자의 공백 기간이다.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4조는 신축ㆍ증축ㆍ개축ㆍ재축ㆍ대수선 또는 용도변경되는 건축물은 준공한 뒤 30일 이내에 방화 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 완공검사가 보통 준공일보다 2주 정도 일찍 이뤄지는 현장의 관례을 감안하면 최장 45일 동안 화재에 무방비한 `합법적인' 공백이 생긴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반해 전기안전 관리자는 사고예방 뿐만 아니라 실용적 목적이 있는 만큼 완공 이전에 선임되도록 관계 법령에 명시돼 있어 방화 관리자와 크게 대비된다.
현장에서는 완공 이후에도 구조변경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소방완공검사가 끝나면 감리원이 모두 철수하기 때문에 추가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이천의 화재 참사현장도 점검 공백기간이 아니었는지, 추가공사가 구조변경으로 불법은 아니었는지 확인하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다른 법령의 허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소방감리원 단 1명이 감당하기 버거운 면적의 큰 공사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
소방시설공사업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르면 연면적 20만㎡ 이상이거나 40층 이상인 공사현장에는 특급감리원 가운데 소방기술자 자격을 지닌 1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3만㎡ 이상 20만㎡ 미만이거나 16층 이상 40층 미만의 건물의 경우는 소방기술자 자격이 없더라도 특급감리원 1명 이상이면 건축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법령에 `1명 이상'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현장에선 인건비 절감을 위해 1명만 고용되는 게 관행화돼 있다고 전했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분은 연면적이 3만㎡ 미만이거나 16층 미만일 때는 감리원이 상주하지 않고 행정자치부령에 따라 `주 1회 이상' 현장을 방문하도록 돼 있다.
이런 경우 또한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소방감리원은 일주일에 한 번만 현장을 방문하는 관행이 굳어진 상태다.
이천의 참사 현장은 가로 180m, 세로 127m에 면적 2만3천338㎡의 초대형 지하 냉동창고이지만 소방기술자격이 없는 특급감리원 1명이 일주일에 한 번만 현장에 나오면 적정 요건을 모두 갖추는 셈이다.
소방시설공사업법은 2007년 1월 개정됐는데 감리원 배치와 관련한 규제가 10만㎡는 20만㎡로, 30층은 40층으로 종전 법령(2004년 5월)보다 오히려 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지역에서 60여층짜리 공사의 감리를 혼자 맡고 있는 11년차 소방기술자 A씨는 "이렇게 큰 공사의 소방안전을 혼자 책임지고 있다는 게 부담스럽고 이해도 잘 안 된다"며 "안전규제를 완화하는 건 인명을 경시하자는 말과 같다는 걸 참사를 겪을 때만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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