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의미 되새기고 근현대사 올바른 史觀 정립할 때"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이 되는 2008년을 앞두고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을 중심으로 조직된 기념사업회가 막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 국내 한 일간지에 진보좌파를 자처하는 한 역사학자의 인터뷰가 실렸다.
이미 한반도에 대한제국을 포함해 과거 2천년 동안 국가가 존재해왔는데 어떻게 건국이란 표현을 쓰느냐고 반문하면서 대한민국 건국 또한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같이 있으며, 이를 동시에 보아야 함에도 뉴라이트 인사들은 하나만 보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가 지목한 뉴라이트 계열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는 김영호(金暎浩.49)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인터뷰 내용을 상기하면서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정하려는 시각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한 '건국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9일 연합뉴스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왜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역사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건국 60주년인 올해는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사관(史觀)을 정립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관을 그 색깔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색안경에 비유하는 그는 일부 역사학자가 실상과는 동떨어진 역사관을 국민에게 주입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대표적인 현상으로 소위 '분단사관'과 '통일지상주의 사관'을 거론했다.
"분단사관이란 쉽게 말해 이런 겁니다. 현재 우리가 앓고 있다고 간주되는 사회병리현상을 모두 분단체제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라든가 기아로 대표되는 경제난, 김일성-김정일 세습제가 있습니다. 진보좌파는 이런 북한문제가 분단체제 때문에 생겨났다고 주장합니다. 이것들이 분단체제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민족공조론과 통일지상주의도 비판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이에 기초해 소위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 정책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퍼주기라는 용어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떻든 민족공조론과 통일지상주의에 기초한 많은 대북지원을 했으며, 이를 이른바 진보좌파들이 지원하고 환영했습니다. 묻습니다. 우리가 대북지원을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유래했는가?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그럴 만한 힘을 길렀고 성공했기 때문이 아닙니까? 왜 이런 대한민국을 우리 스스로가 부끄러워 해야 합니까? 이런 대한민국에 자부심을 갖지 못할망정, 그것을 왜 '불구'(不具)로 취급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통일지상주의 사관이 현실 남북관계에서 나타난 사례 중 하나로 김 교수는 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노력을 들었다.
"왜 꼭 올림픽에 단일팀을 만들어 출전해야 합니까? 그건 고사하고 우리 정부, 특히 체육계는 북한에 대해 왜 그렇게 단일팀을 만들자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까? 이전에 몇 차례 스포츠 분야에서 성사된 남북단일팀은 한반도기를 내걸었습니다. 태극기를 포기하고 한반도기를 걸어야 할 정도로 단일팀 구성이 그렇게 시급한지 모르겠습니다."
김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나아가 그들이 주도하는 건국60주년기념사업에서는 북한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북지원은 북한을 포용한다는 구호 아래 그에 대한 조건을 달지 않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조건을 당당히 제시해야 합니다. 인권 개선이라든가 완전한 비핵화 이행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를 북한에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북한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과 함께 북한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가 남북공조를 파괴할 수 있다고 우려가 있지만 인류보편적인 가치인 인권을 북한에 대해 포기할 수는 없으며 이런 문제제기가 북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향후 대북정책은 핵문제와 인권, 그리고 경제협력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하되, 경제협력은 앞의 두 문제가 선결되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과거사 청산' 작업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시종 비판적이었다. 친일파 청산을 예로 들면서 그는 "진보좌파들이 주장하듯이 대한민국 건국 주체세력은 친일파가 아니다"면서 "이승만 박사가 친일파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터이고 이범석 초대 총리를 비롯한 각료 중 친일파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건국60주년 사업은 무엇보다 대한민국에 대한 냉소적인 인식을 교정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용산미군기지에 건설될 공원 이름을 '건국기념 공원'으로 확정할 것과 이곳에 '건국기념관' 같은 시설을 건립하는 운동을 전개하며, 2007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기초한 중.고교 검인정 국사교과서에 건국의 이념과 그 역사적 의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물론이고 백범 김구를 비롯한 임정 요인, 국내 자생적 주요 지도자들을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는 광복과 민주화 운동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해 왔다"면서 "그것이 중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 생겨난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피땀으로 이룩한 국가라고 하는 건국 의미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며,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억압당한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전개한 민주화 투쟁만큼이나, 이런 간난을 통해 오늘에 이른 대한민국의 저력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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