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로 변한 이천 화재 합동분향소(종합)

  • 등록 2008.01.08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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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연합뉴스) 심언철 권혜진 기자 = "얼마나 살려고 발버둥쳤을까..우리 아들 불쌍해서.."
8일 경기도 이천시민회관에 차려진 이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분향소를 겨우 찾은 임남수 씨의 어머니는 "일 시작하고 '엄마 내 팔뚝 좀 만져보라'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라며 쓰러져 통곡했다.
최승복 씨의 부인은 분향소에 마련된 승복 씨의 위령패를 보고 남편의 죽음을 비로소 실감한 듯 바닥에 주저앉으며 "정말 죽었구나..시신도 못 찾았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분향소를 찾은 가족들 대부분은 "제발 시신만이라도 빨리 찾아달라"며 조속한 신원 확인을 바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한 유족은 "우리 아이는 목걸이를 했어요..목걸이를.."이라며 "빨리 장례라도 치러줘야 할텐데.."라고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특히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낯선 한국으로 건너왔던 중국동포 일가족 7명이 이번 화마에 한꺼번에 숨진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이들은 어려운 생활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중 일자리를 찾아 같은 공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
또 이날 분향소에는 5년 전 대구 지하철 화재로 22살의 금쪽같은 아들을 잃은 정모(57.서울)씨가 고향 친구의 아들인 임남수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정씨는 "오늘 이천시민회관에 오니 5년 전 대구시민회관 분향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가 떠오른다"며 "조문객들은 그 심정을 모른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눈물을 떨궜다.
정씨는 "친구에게 차마 위로의 말조차 건낼 수 없어 아침 일찍 왔는데도 아직 친구 얼굴도 보지 못하고 밖에서 그냥 기다리고 있다"며 "비슷한 사고가 매년 반복되는데 사람들은 사고 당시에만 재발 방지를 외칠 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의 신원이 속속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족의 시신을 찾지 못한 유족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전날 회사측이 화재현장에 마련한 유족 숙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유족 100여명은 결국 8일 회사측 책임자를 불러줄 것을 요구하며 회사직원의 멱살을 잡고 숙소 집기를 집어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유가족들은 수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8명의 유가족 대표단을 꾸렸다. 이들은 앞으로 회사측과의 보상 협상 등 사태 수습 과정에서 유가족 대표로 나서게 된다.
현재 합동분향소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가족 이외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위한 타액 채취 작업을 하고 있으며, 유족들은 희생된 가족의 신체적 특징과 사고 당일 입었던 옷 등 신원확인에 단서가 될만한 내용들을 적은 설문지를 국과수측에 제출했다.
또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코리아2000측과 장례절차 등 협의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찾아와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박명재 행정자치부장관, 조병돈 이천시장, '코리아2000' 대표 등 각계에서 조화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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