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기 찬 밀폐공간서 용접.전기작업 '안전불감증'
(이천=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7일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는 지하 1층 기계실에 인화성 증기가 발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불꽃 등이 튀면서 폭발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8일 "기계실에서 유증기가 폭발하며 연이어 10초 간격으로 3번의 연쇄폭발이 있었고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관계로 순식간에 지하 1층 전체로 불길이 옮겨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부에 따르면 냉동창고는 보통 보온과 단열을 위해 우레탄폼으로 마감을 하는데 이를 위해 우레탄폼 원료와 인화성 액체를 섞는 발포작업을 하게된다.
이들 원료가 딱딱하게 굳으면 벽면이 밀폐되게 되는데 이 건조과정에서 인화성 액체가 증발하면서 휘발성 증기가 나오게 된다.
본부 관계자는 "창고 내부 마감작업으로 생긴 인화성 증기가 밀폐공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남아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용접이나 전기 작업 등에 의해 불꽃이 튀면 유증기가 점화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200ℓ짜리 우레탄폼 연료 15통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기계실에서는 냉동설비작업이 주로 이뤄졌으나 용접공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일 냉동창고에서는 불에 탄 용접기 3대가 발견됐다.
본부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인부들이 대부분 숨져 기계실에서 용접작업이 이뤄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57명의 인부 가운데 용접공도 있었다는 진술은 있다"며 "하지만 용접작업이 아니더라도 전기작업 중 스파크나 마찰.충격에 의한 불꽃 등도 발화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 당일 기계실에서 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진 냉매주입작업의 경우 냉매의 원료가 불연성 가스인 프레온가스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폭발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과거 냉매의 원료로 쓰였던 암모니아 가스는 가연성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암모니아 가스 냉매를 사용했다면 이로 인해 인화성 기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화재 당시 창고에 설치된 224t짜리 물탱크와 스프링클러가 무용지물이 된 것과 관련 "폭발과 동시에 건물이 붕괴되면서 스프링클러 등도 작동되기 전에 이미 다 파손되버렸기 때문에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이 난 냉동창고 운영자인 '코리아2000'은 12일 영업 개시를 앞두고 이날 기계실에서 냉매(프레온가스) 주입작업을 벌였으며, 냉매 주입과 함께 전기설비작업과 청소 등의 마무리공사도 한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감식반(18명)을 꾸려 화재현장을 정밀감식,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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