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세상에 모든 걸 다 주고 훌훌 자유롭게 떠났다.
최요삼(35.숭민체육관)은 3일 오전 0시1분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고 심장 주위 대동맥을 묶는 '대동맥 결찰' 절차를 거쳐 사망 선고를 받으며 34년 남짓의 길지 않은 삶을 마쳤다.
최요삼은 그야말로 '살신성인'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가족들은 미리 회의를 열고 최요삼의 생전 뜻을 살려 그의 장기를 전국 말기 환자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최요삼의 바람대로 마지막 삶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장시간에 걸친 장기 적출 수술을 통해 최요삼은 폐와 심장, 신장, 췌장, 각막 등 모든 장기를 각종 말기환자 6명에게 아낌없이 주고 갔다.
최요삼의 각막은 각막에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간은 말기 간경화나 간암 말기, 심장은 말기 심부전, 신장은 말기 신부전환자에게 전해져 새로운 희망을 주게 됐다.
장기 이외에도 생체 기능이 남아있는 혈관과 연골, 조직 등도 서울아산병원에서 냉동 보관돼 수십여 명 환자들이 새 삶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장기 기증이 이미 보편화 돼 있지만 한국에서는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라고 해도 10명 가운데 한 명 비율로 장기를 기증하는 게 현실이라며 서울아산병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요삼은 몸 뿐 만 아니라 많지 않은 재산 전부를 주위에 기증하고 떠났다.
최요삼 어머니 오순이(65)씨는 아들은 술 담배를 일절 안 했고 운동할 때도 배고파하며 지낼 정도로 돈을 헤프게 쓰지 않았다고 한다.
6남매 중 다섯째였던 최요삼은 대전료 등을 꼬박꼬박 모아 어머니에게 아파트를 장만해 주고 매달 생활비를 보낼 정도로 착실했다. 조카 10여명에게도 아낌 없이 용돈을 자주 줘 인기가 높은 삼촌으로도 통했다.
친척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거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는 등 늘 남을 돕고 싶어하는 마음은 남들에게 귀감이 됐다.
가족들은 최요삼이 근근이 저축해 모은 수천만 원의 재산과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지원한 성금을 순천향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치료비로 내고 남은 돈은 최요삼의 뜻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쓸 예정이다.
최요삼은 결국 장기를 고통 받는 말기 질환자들에게 나눠주고 돈 역시 한푼도 가져가지 않았다. 남은 시신만이 5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 화장터에서 한 줌의 재로 변할 뿐이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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