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한상용 기자 = 2일 저녁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서관 3층 중환자실.
그 곳엔 지난해 12월25일 프로복싱 경기 후 뇌출혈 증상을 일으킨 뒤 결국 이날 뇌사 판정을 받은 최요삼(35.숭민체육관)이 누워 있었다.
면회 시간인 오후 7시30분이 가까워지자 중환자실 앞 복도에 면회객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최요삼이 살아있는 동안 허락된 마지막 면회였다.
먼저 침울한 표정으로 대기하던 최요삼의 지인, 복싱인들이 차례로 중환자실로 들어섰다. 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면회객들이 줄을 이어 예정된 시간인 30분을 훌쩍 넘겼다.
이어 8시30분부터 가족들의 면회가 시작됐다.
어머니 오순이 씨를 비롯해 큰 형 영식, 큰 누나 요연 씨 등 형제들과 어린 조카들이 줄지어 최요삼이 누워있는 외과계 중환자실 2번 방으로 들어갔다. 막내 동생 경호 씨는 형의 마지막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중환자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침체한 복싱을 다시 살려보겠다며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던 챔피언 최요삼.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그는 코와 입에 호스를 연결한 채 눈을 감고 말없이 누워 있었다. 목 아래까지 덮여 있는 이불이 오르내리는 게 보일 정도로 그는 여전히 숨을 쉬고 있었다.
손을 잡고 얼굴을 어루만지던 가족들의 어깨가 조용히 들썩였다. 소리 내 울던 어린 조카들의 얼굴은 금세 눈물로 범벅이 됐다.
잠시 중환자실을 나갔다가 들어온 어머니 오 씨와 큰 형 영식 씨가 남아있던 최요삼의 조카들을 달래 밖으로 내보냈다.
이어 오 씨가 다니는 교회에서 온 교인들과 힘께 최요삼 주위에 서서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오후 9시23분께 최요삼은 장기 적출을 위해 같은 층에 있는 수술실로 옮겨졌다.
가족들이 지켜본 살아있는 최요삼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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