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서울 시내 동 단위마다 적어도 1개꼴로 몰래 운영되고 있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화재에 취약점을 갖고 있어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불법 오락실은 서울에서만 올해 1월부터 지난 달까지 8천417곳이 단속됐고 전국적으로는 작년 11월부터 지난 달까지 6만1천178군데가 적발됐다.
◇ 동네마다 하나씩 중독자들이 단골 =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불법 사행성 오락실은 동 단위마다 하나씩 꼴로 몰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오락실은 예시ㆍ메모리 연타 등 사행성이 있는 `바다 이야기'나 `황금성' 등 릴게임기 50∼70대를 설치하고 영업하고 있는데 간판을 달지 않거나 가짜 간판을 달아놓아 단속기관이나 일반인들은 전혀 알아볼 수 없다.
바다이야기가 합법이던 시절 게임에 중독됐다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한 도박꾼들이 이들 오락실의 주요 고객이다.
업주는 고객 리스트를 확보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영업시간 등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일부는 은어를 쓰는 `비끼(호객꾼)'를 따로 고용해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 업소는 한때 대당 700만원에 이르던 바다이야기 등 게임기가 50여만원대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단속에 적발돼도 영업만 잘 하면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소규모 오락장의 평균 수익은 하루 평균 100∼200만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철저히 현금이 오가고 단속 때 현장의 돈이 은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규모가 비교적 큰 오락실들이 있는 곳은 종로구 낙원상가 부근으로 이 곳에는 입소문을 듣고 찾는 도박 중독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오락실의 경우에는 미로같은 통로를 갖춰 출입구를 알아볼 수 없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습을 CC(폐쇄회로)TV로 주시하는 상황실, 무전기를 든 `문방(경계원)', 대형냉장고 밑에 고객들이 단속 때 숨도록 마련된 밀실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불법 오락실 소방시설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 대부분 오락실은 합법 영업장이 아닌 만큼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널찍하게 확보한 비상구가 없고 단속요원들이 나타나면 고객들이 미로를 통해 지정된 개구멍으로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문을 안에서 잠그기 때문에 화재에 무방비한 상태다.
철제 빗장이 달린 강철문이 2중이나 3중으로 설치돼 있어 경찰은 단속 때 문부터 부수기 위해 항상 관내의 소방요원들과 함께 출동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광진구의 한 오락실을 덮쳤을 때 문이 얼마나 견고한지 문 따는 유압기가 부서져 소방요원이 차량 유압기를 동원해 한 시간 반만에 문을 열었다"며 "일부 업주들은 오락기가 압수되는 걸 막기 위해 문 뒤에 벽돌ㆍ콘크리트를 쳐 출입구를 좁혀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락실 내부장식 모두가 플라스틱으로 돼 있기 때문에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환풍장치ㆍ스프링클러ㆍ비상구 안내 등 또한 전무해 언제나 대형참사의 위험을 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소방시설을 합법적으로 갖추고 몰래 불법영업을 하는 곳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불법 오락실에서 불이 나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모두 죽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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