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증시> ⑥CEO에게 듣는 증권사 IB시대..한국투자證

  • 등록 2007.12.23 0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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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영역 확대, 금융실크로드 확장에 역량 집중"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내년 IB(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PI(자기자본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헤지펀드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한편 금융실크로드로 대변되는 해외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세전순이익이 4천500억원으로 업계 2위에 등극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야심찬 미래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자발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형사 몇 곳이 자체적으로 깃발을 세우고 앞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중소형사들은 자연스럽게 특화하면서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50개 이상인 국내 증권사가 줄지 않더라도 대형사의 시장 비중이 현격히 커지면 전체 증권산업이 대형화와 특화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유사장과의 주요 인터뷰 내용.

-- IB가 업계의 최대 화두다. 역량 강화를 위한 복안이 있는지.

▲ 동원증권 시절부터 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신상품과 새로운 업무 영역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기업공개(IPO), 채권인수, 국채전문딜러(PD), 부동산 금융, 장외파생상품,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기존에 업계 수위 자리를 지켜온 IB 분야를 계속 강화하고 키워나갈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상품 및 업무 영역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상품 개발과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 우수한 인력 확보 등 다각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화한 PI의 영역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각 부문의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기반으로서 리서치 역량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한 컨설팅과 금융 솔루션 제공 기능도 한 단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증권사마다 PI를 늘리고 있는데.

▲ 현재 자기자본은 2조원대로 국내 선발 대형사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 환경 변화에 맞춰 신상품을 개발하고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면 최소 5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증자와 유보금 축적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이 수준을 맞출 생각이다.

올해 초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에도 지분투자을 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에 참여한 것은 짧은 기간 동안 이룬 성과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투자 대상이 단순했다. 내년부터는 대한통운 인수 등 메가딜에 적극 참여하고 인하우스(in-house) 형태로 헤지펀드를 만들어 사내에서 운용하는 등 PI의 영역 확대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 헤지펀드가 국내 증권사들의 블루오션이 될 전망인데.

▲정부 계획안대로라면 2009년부터 국내 헤지펀드 설립이 허용된다. 전세계 헤지펀드 시장이 최근 10년 동안 10배 이상의 성장하는 등 비중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투자 수요도 많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준비 기간이 불과 1~2년으로 짧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부터 해외에서 헤지펀드를 만들거나, 국내에서 자기자본으로 인하우스 형태의 헤지펀드를 운영함으로써 노하우를 축적해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2009년부터는 형태나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헤지펀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 해외진출이 활발한데 내년 계획은.

▲ 금융실크로드로 대변되는 기존의 해외사업 계획을 일관성 있게 가져갈 생각이다. 일단 내년에는 현재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외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CIS(구 소련 독립국가연합) 지역은 러시아가 중심이기 때문에 러시아를 교두보로 삼아 진출할 계획이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도에도 언제든 주재원을 파견할 생각이다.

이 같은 해외 거점 확대와 함께 기존의 거점을 발판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도 병행할 생각이다.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를, 말레이시아에서 중동을, 중국에서 몽골을 커버함으로써 지역별 커버리지를 점차 넓혀가는 방식이다. 질적인 면에서는 베트남 사무소를 내년 상반기 준비를 거쳐 합작 증권사로 업그레이드하고, 중국에도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마스터플랜대로 진행해 나갈 생각이다.

-- 인수합병(M&A) 계획은.

▲ 합병을 통해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과 자본확충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두 회사가 1대1로 합치면 자본금도, 회사도 커지겠지만, 한 회사가 자기 돈으로 다른 회사를 인수할 경우에는 증자 효과가 별로 없다. 게다가 국내에는 마땅한 M&A 대상이 없다. 최근 은행들의 증권사업 진출 움직임으로 볼 때 대주주가 은행인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올 리 없고 결국 중소형사들이 타깃이다. 하지만 자본금 몇천억원짜리 증권사를 인수해봐야 몸집을 키우는 데 실제 도움이 안 되고 시너지도 별로 없다. 따라서 자발적인 M&A를 통한 대형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국내 증권사는 사업 유형이 다들 비슷한 데 타깃이 될 만한 중소형사들은 거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만 하기 때문에 점포가 몇 개 더 늘어나도 `1+1 = 2'가 잘 안된다. 우리도 M&A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마땅한 대상이 눈에 띌 것 같지는 않다. 지금으로선 스스로 성장하는 게 최선이다. M&A로 외형이 2등과 두 배쯤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1등이 될 수 있다면 만사 제쳐놓고 덤비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매물은 없을 것 같다. 결국 빅딜은 정부의 힘으로나 가능할까 자발적으로는 이뤄지지 힘들 것으로 본다.

-- 증권업계의 당면 과제인 대형화와 특화 방안은

▲사실 증권사의 수가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안된다. 세계적인 추세가 대형화, 집중화지만, 자발적인 합병이 안되더라도 큰 회사 몇 곳이 자체적으로 깃발을 세우고 앞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작은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특화로 가면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내년에 6개 금융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새로 내줄 때 어떤 형태가 될 지는 모른다. 예전에 까다롭게 제한했던 장외 파생상품 업무 인가를 최근 중소형사들에게도 쉽게 내주고 있는데, 정부 입장에서 경쟁 촉진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중소형사들까지 시장에 들어오면서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부담이 생기고 있다. 모두 다 하겠다고 덤비면 과잉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업무 영역은 대형화할 경우 확실한 혜택을 볼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 미국은 증권사가 약 600개고, 일본은 과거 500개에서 업계 구조조정으로 현재 100개 남짓으로 줄어든 것으로 아는데, 현재 국내 증권사는 50개 이상으로 절대적인 숫자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수가 반드시 줄지 않더라도 대형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다면 전체 산업이 대형화되는 것이다. 반대로 수가 20개로 줄더라도 시장점유율 5% 짜리 20개라면 의미가 없다.

-- 업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자본시장통합법을 마련하는 데 증권산업에 호의적인 입장을 취한 정부나 언론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어깨가 더 무겁다. 증권산업은 2009년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 내년 1년 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스스로 다짐하고 업계에도 바라는 것이지만, 국내 금융산업은 굉장히 폐쇄적이다. 제조업은 전세계로 문호가 열려있지만 전통적인 내수산업인 금융은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있다. 이제는 마음도, 제도도 열어서 해외 인력과 제도를 아주 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흡수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통법이 시행되더라도 별 효과를 못 볼 것이다. 업계 전체에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증권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는데.

▲비경상적인 요인을 제외할 경우 현 추세대로라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난 상반기(4~10월) 2천467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내부 상품계정으로 운용하지 않고 자회사인 밸류자산운용에 위탁해 운용하는 펀드 수익 740억원을 포함할 경우 실제 세전순이익은 3천207억원이다. 증시 폭락 같은 이변만 없다면 회계연도 말인 내년 3월까지 연간 세전순이익이 4천500억원 수준으로 업계 2위권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실적 뿐만 아니라 업계 순위로도 역대 최대 성적인 셈이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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