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보수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최전선에 나섰던 이 후보 가신 그룹인 `단암멤버'들이 창당 과정에서는 2선으로 후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흥주 특보, 지상욱 박사, 최형철 박사 등은 이 전 총재가 지난 2004년 9월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 교환교수 연구원을 마치고 귀국해 중구 남대문로 단암빌딩에 사무실을 냈을 때부터 고락을 같이 해 온 사이. 이들은 대선 출마를 전후로 핵심 역할을 맡았었고, 때문에 신당 창당 과정에도 깊숙이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신당을 만든다는 것은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측근들이 할 일이 아니다. 측근이 할 일은 저를 보호하고 지키는 일"이라며 창당 과정에서는 측근들이 배제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단암멤버' 중 한 명은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정당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몫이지, 원내에 진입한 적도 없고 정당 경영을 해본 적도 없는 측근들이 고생했다는 이유로 관여해서는 안된다"면서 "원래 가신은 할 일이 끝나면 주군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빠져주는 게 도리"라고 공감했다.
이 전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창당 작업을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캠프 인사들 중 창당 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이는 정당 경험이 풍부한 강삼재 전 전략기획팀장과 허성우 전 정무팀장 정도인데, 두 사람이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사실상 측근들의 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가신,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전 총재 주변에서 `인의 장막'을 형성한다면 창당 작업은 물론 내년 총선 결과도 암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특히 강 팀장이 "내 역할은 끝났다"면서 현재로서는 창당 작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공언한 것이 이 전 총재로 하여금 이 같은 결단을 재촉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창당 작업은 가신그룹이 2선으로 후퇴한 가운데 강삼재 전 전략기획팀장이 주도하고 허성우 전 정무팀장이 힘을 보태는 구도로 이뤄질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암멤버'들이 창당 과정에서는 2선으로 물러나더라도 내년 1월 전후로 예상되는 창당 이후에는 이 전 총재 주변에서 막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이 이 전 총재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이 전 총재가 가장 신임하는 복심들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기 때문이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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