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12월7일 누적 평균 성분명 처방률 35.2%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의료계의 거센 반대 속에 실시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이란 병원을 방문한 외래환자에게 의사가 약을 말 그대로 성분명으로 처방하면 환자가 약국에서 약사와 함께 특정 제약사 제품명으로 약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을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값싼 복제약으로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약제비 절감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월 17일부터 국립의료원에서 소화위장관계약물, 진통소염제 등 20개 성분 32개 품목을 대상으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오는 6월 30일까지 10여 개월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시작 이후 80여 일이 지난 7일 현재까지 성적은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날 현재까지 국립의료원을 찾은 총 누적 외래환자는 5천681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성분명으로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2천1명에 그쳤다. 누적 평균 성분명 처방률 35.2%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는 애초 시범사업 실시 후 3주 간의 평균 성분명 처방률 23%와 비교해서는 높은 것이지만 정부가 잠정적으로 잡고 있던 목표 성분명 처방률 50%에 비해서는 많이 뒤처지는 것이다.
이처럼 시범사업의 성분명 처방률이 낮은 것은 국립의료원이 병원 내 처방환자와 상품명 처방을 원하는 환자, 그리고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기존대로 상품명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국립의료원에서 수련을 받고 있는 레지던트들을 성분명 처방을 할 수 있는 의료진 범위에서 제외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김주경 대변인은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는 보통 자신이 사용해보지 않은 약은 신뢰하지 못해 늘 써왔던 약을 처방하며 함부로 다른 약으로 바꾸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 의료제도를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행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한편 정부는 시범사업 평가지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사업을 발주했으며 시범사업이 끝나는 2008년 7월부터 본격적인 평가작업에 들어가 그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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