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투자활성.규제완화 이구동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 율 박대한 기자 = 경제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 경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해야 할 일로 가장 먼저 투자활성화와 규제완화를 꼽았다.
세계경제가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보였던 지난 5년간과 달리 새 정부는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출범하기 때문에 수출위주의 전략을 펴기보다는 내수를 활성화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투자를 하도록 자극하는 게 필수적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보기술(IT) 산업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인한 신용경색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 문제 사이에서 금리를 신중하게 조절하는 것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하는 것도 차기 정부의 주요한 과제로 꼽혔다.
◇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새 정부 임기때는 세계경제환경이 지난 5년간과는 다를 것이다. 지난 5년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힘입은 고성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세계경제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나라는 수출 위주의 전략을 펼 수는 없다. 경제를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내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럴 여력이 있느냐가 가장 문제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로 구성되는데, 그간 여력이 늘어난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도록 자극하는 게 그나마 빨리 할 수 있는 일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이 쌓아둔 것을 투자할 수 있도록 장기적 청사진을 그려 투자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투자가 부진한 분야도 주로 내수와 관계되는 부분, 특히 서비스업이다. 그래서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서비스업에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업과 사업서비스업 등을 어떻게 활성화하느냐도 고민해야 한다.
투자확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경제의 허리부분에서 투자가 굉장히 부진했고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겪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중소기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자생력을 키우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통해 투자확대와 성장을 유도하고 소득과 소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큰 관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차기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결국 일자리, 심각한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기본도 투자에 있다.
다음으로 국내외 자금을 우리 내부에 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역시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R&D나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외국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자유롭게 투자하도록 각종 투자제한을 해소해줘야 한다.
현 정부가 환율 정책의 하나로 해외 부동산 투자 제한 완화 등을 통해 '달러 퍼내기'를 해왔지만 이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해외 부동산 간접 투자로 자금이 나가는 것은 세계적으로 부동산이나 증시 등이 활황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귀중한 외화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부동산.간접투자 등 소비성 투자만 확대를 유도할 것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 즉 해외기업 M&A 등으로 자금이 흘러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할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인해 국내 물가도 불안하다. 특히 물가는 중국발 인플레이션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친데다 최근에는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하던 원화가치 상승세가 꺾인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다. 물가 문제와 가계.기업의 신용 경색 문제 사이에서 금리 등 정책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첫번째 과제가 될 것이다.
◇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냥 투자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한다. 또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인만큼, '신정부 효과'를 극대화해 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이것이 투자 등 실제 지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한다.
차기 정부는 토목공사 같은 것보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 진정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할 것이다. 아울러 FTA 등 개방을 통해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상수지에서도 나타나지만, 우리의 제조업 생산성은 세계 최고수준인 반면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생산성 격차가 가장 큰 나라이기도 하다. '소프트'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지식경제에 걸맞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서 육성했으면 한다.
금산분리 규제의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꼼수' 등을 부리니까 존재하는 것이라고 본다. 규제에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규제 개혁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금산분리도 일단 관련 규제가 없는 상태가 정상적인 상태이므로 한시적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나, 당장 없앨 경우 충격이 예상된다면 시장참여자들이 못된 짓을 못하고 폐해가 최소화되는 시점까지 길게 보고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 이창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
FTA는 세계적 대세다. 차기정부의 첫번째 과제는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하는 것이다. 협상이 진행중인 한.EU FTA의 타결도 중요하다. 아세안은 거의 투자 협상만 남았으니 마무리지으면, 남는 게 일본하고 중국 밖에 없다. 현 정부는 비교적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했고 그게 우리가 살길이다. 후퇴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일본, 중국과의 FTA는 차기 정부내 협상개시를 해야할 뿐 아니라 5년내 타결을 봐야 한다. 동아시아 차원에서 FTA가 논의되고 있는데, 미국 유럽과 한 마당이라면 못할 게 없다. 한 번 개방하면 추가 비용이 적어지므로 모든 국가들과 해서 시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현 정부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성과는 좋지 못하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규제완화를 해야 한다. FTA는 개방 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면에서도 개방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투자 면에서는 이중적 사고를 갖고 있는데, 외국인투자가 너무 들어오면 국부유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외투자는 더 그렇다. 개방 쪽으로 나간다면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없는 부문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해외투자도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것은 활성화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와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할 것이다.
미국시장이 당분간 어렵고, 개발도상국은 시장이 오히려 좋다, 이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수 밖에 없다. 국제사회 일원으로, 해외투자나 수출을 늘리기 위해 공적 개발원조도 본격화할 시기다.
◇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서 계속 성장도 하고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인적 자본의 질이다. 고기능.고기술 인력을 우리가 확보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중국, 베트남 등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발전하는 데 힘입어 함께 가야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 기술이 한 단계 앞선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고기능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면 안된다. 그런 면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의 교육시스템에서 환골탈태해야 한다.
두번째로는 역동적인 아이디어가 있거나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진입규제를 완화하고 문제 있는 기업은 퇴출하고 생산성이 낮은 기업은 구조조정을 해서 그 자원이 유망분야로 흘러야 한다.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의 강도를 높이고, 더 개방적인 체제로 가야 한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노동 유연성 확보가 시급하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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