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참패 범여권 지각변동 예고>

  • 등록 2007.12.20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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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17대 대선에서 참패를 당한 범여권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분열된 채 치른 대선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범여권은 당장 111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최소한의 견제세력을 확보해 건강한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내분을 억제하면서 내부 체제를 재정비하고, 사분오열된 세력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내년 1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출범시키는 것을 계기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18대 총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당선자에게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참패를 당했지만, 정 후보 등 특정 세력에게 책임을 묻거나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당장은 탈당 등 이탈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대선에서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득표차가 나타난 것은 정 후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사실상의 여당이었던 신당세력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이자 심판이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신당 이인영 의원은 "지금 책임을 얘기하는 건 옳지 않으며, 한 두 사람이 모든 책임을 다 걸머질 문제도 아니다"며 "반성과 새로운 출발, 쇄신과 굳건한 단결, 이런 것들이 조화롭게 잘 돼야 한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 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모두의 공동책임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느냐"면서 소속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탈당하면 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 신당이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 등 6개 계파로 이뤄진 만큼 1월 전대를 통해 계파별 지분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집단지도체제로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병렬 의원은 "당이 친노와 비노, 제3세력으로 갈라지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되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집단지도체제로 잘 정비해서 전대를 합의에 의해 치르고 공천을 잘해서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월 전대에 나설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 손학규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의원, 추미애 전 의원 등이다.

그러나 신당 내에서는 "분열을 감수하더라도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그동안 신당을 만들면서 분열이 두려워 아무것도 안 했는데 국민에게 확실한 각오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당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집단탈당을 통해 제3세력을 형성하거나 아예 개별탈당해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서려는 의원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비록 이인제 후보가 0.7%라는 무의미한 수준의 득표에 그쳤지만, 당 세력은 보존돼있는 만큼 `노 대통령의 위성정당'인 신당을 정치적으로 퇴장시키고 중도개혁통합정당을 결성해 야당 중심세력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당 쇄신을 위한 기구를 구성하고 오는 26일께 박상천 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번 대선은 열린우리당 계승 정당으로 어설프게 국민의 눈을 속이려 한 노선의 실패"라며 "`노무현의 위성정당'인 신당은 야당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만큼 노 대통령의 임기 종료와 함께 역사의 뒷면으로 사라져야 한다. 신당은 5.31 지방선거, 17대 대선 등 40여 곳의 선거에서 심판을 받았는데 신당이 그대로 있는 한 국민의 심판을 면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일부에서는 (신당과의) 통합 얘기가 나오지만 바람직하지 않으며, 모두 합치는 단순통합이 아니라 중도개혁통합정당 결성으로 가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소수지만 노선과 명분을 온전하게 잘 보전했다. 건강한 새우가 허약한 고래를 삼킨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은 대선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며 비타협적인 독자노선을 고수했지만, 문국현 후보가 5.8% 득표에 그치면서 총선까지 밀고 나갈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문 후보의 득표는 `빅3' 후보를 제외하면 가장 많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긴 하지만, 총선에서 흡인력을 발휘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와 신당에 실망하고 세대교체에 실패한 민주노동당에도 마음을 줄 수 없었던 유권자들이 일시적으로 문 후보에게 표를 던졌지만, 조직적 자산으로 굳어진 것은 아니다. 더욱이 대선을 치르면서 고갈된 자금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창조한국당은 진퇴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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