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두고 대통령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위원들의 잇따른 사퇴로 파행을 겪고 있다.
김경준 전 BBK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둘러싼 결정 번복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인 박선영 동국대 법대 교수와 손태규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가 반발하며 17일 동반 사퇴했다.
앞서 방송위원회가 선거법에 따라 구성한 선거방송심의위는 정원 9명으로 8월22일 출범했으나 한나라당이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상대로 무효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논란 끝에 김민남 위원장(동아대 신방과 명예교수)이 사퇴한 데 이어 두 위원이 또 사퇴한 것이다.
박선영 위원은 이날 선거방송심의위에 앞서 방송위원장 앞으로 보낸 사퇴서를 통해 "무의미한 거수기 노릇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심의위원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시민단체인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가 추천한 인사다.
한나라당 추천 인사인 손태규 위원도 별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방송위의 대통령 선거방송심의위 지원단에 이메일을 보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손 위원은 "'주의' 조치가 뚜렷한 이유 없이 번복되는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위원회에 계속 참여하는 것이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방송심의위는 5일 김경준 전 BBK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시선집중'이 객관성 규정과 범죄사건 보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주의' 결정을 내렸고 MBC 측이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고 '주의'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12일 '주의' 결정을 철회했다.
6명의 위원이 참석한 17일 선거방송심의위는 KBS '쌈'의 '대선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 제작진을 상대로 한 '구술 심리'만을 진행했다. '쌈' 측은 선거방송심의위의 결정에 불복하며 재심을 청구하고 '주의'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잇따른 위원 사퇴로 공직선거법에 규정한 위원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보궐위원 위촉 상황을 지켜본 뒤 내년 1월16일 열리는 차기회의에서 '쌈'을 비롯한 다른 안건을 심의키로 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내년 1월18일까지가 활동 시한이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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