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사회> ⑤정부-대학, 충돌…또 충돌

  • 등록 2007.12.16 08: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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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 정책, 학생부 실질반영비율,등급제 논란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2007년 교육계는 정부와 대학 간 끊임없는 `충돌'로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한해였다.
정권 말이라는 시대적 상황 탓도 있었겠지만 `고등교육 질 제고'가 올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위해 무엇보다 대학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대학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 대학들 "3불을 깨자" = 정부와 대학 간 충돌은 올초 이른바 `3불(不)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서부터 본격 시작됐다.
3불 정책이란 대학의 학생 선발과 관련해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를 정부가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3불 정책이 공교육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는 입장인 반면 대학, 특히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은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대표적 규제가 바로 3불 정책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서울대였다. 3월21일 서울대가 장기발전계획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3불 정책은 대학 경쟁력을 가로막는 암초같은 존재"라고 비유하며 3불 정책 폐지를 요구하고 나선 것.
이어 하루만에 전국 158개 사립대 총장들로 구성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3불 정책 폐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논란은 정부와 대학 간 싸움으로 번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교육부는 즉각 "3불 정책을 위반하면 모든 제재 수단을 동원해 엄단하겠다"며 대응에 나섰고 노무현 대통령은 "몇몇 대학이 입시제도를 흔들고 있다"며 3불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들을 비판했다.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은 대학가를 넘어 정치권, 시민단체 등 전반으로 확대됐으며 3불 정책 옹호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한동안 찬반 논란이 팽팽히 벌어졌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5월 말까지 두달 여 간 전국 시도교육청과 대학을 돌며 3불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3불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 "학생부 못믿겠다" 무력화 시도 = 3불 논란이 잦아들자 이번에는 2008학년도 대입전형에서의 학생부 반영비율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6월 중순 연세대, 이대 등 일부 대학이 200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학생부 3~4등급 이상을 모두 만점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학생부 3~4등급 이상을 모두 만점처리하겠다는 것은 상위권 학생들의 학생부 성적을 동점으로 해 학생부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교육부가 2004년에 2008 새 대입제도안을 내놓으면서 줄곧 강조해 온 `학생부 비중 확대'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였다.
대학들은 정부의 `학생부 강화' 방침에 따라 이미 지난해 5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2008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 `50%'가 명목상 반영비율이냐, 실질 반영비율이냐의 여부였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스스로 `50% 이상 반영'을 약속한 만큼 당연히 실질 반영비율로 따져 50%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반면 대학들은 그간의 관행대로 50%는 명목상 비율이라고 주장했다.
대학들은 그동안 대입전형계획을 통해 명목상 학생부 반영비율을 밝혀놓고 실제로는 학생부 기본점수를 높이는 방법으로 실질 반영비율을 낮춰온 것이 사실이었다.
2007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실질반영률은 연세대 11.7%, 고려대 7.4%, 성균관대 5%, 경희대 4.8% 등 10% 내외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이처럼 대학들이 명목상 비율과 실질 비율에 차이를 두는 것은 수험생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대학들은 지역 간, 학교 간 학력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학생부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실질 반영비율을 높이면 학생 선발에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항변했다.
2008학년도 대입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양측의 대립이 계속되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만 조성한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수험생 혼란을 우려한 교육부는 내신 무력화를 시도하는 대학들에 대해 행ㆍ재정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하는 동시에 교육부총리가 직접 총장들을 만나 설득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
결국 7월6일 교육부총리가 `올해에는 실질 반영비율을 가급적 30% 수준으로 맞추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달라'고 한발 물러서면서 사태는 겨우 일단락됐다.
◇ 수능 등급제 논란 = 11월15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이후로는 수능 등급제 논란으로 교육계가 또 한번 달아오르고 있다.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원점수는 같아도 등급이 달라지거나 전체 총점은 높아도 등급은 낮아지는 등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수험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등급제 시행 첫해부터 등급제 폐지 논란까지 불거졌고 이에 대해 정부는 `대학들이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또 다시 대학측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대학들이 `내신 강화'라는 약속을 어기고 여전히 수능 위주로 학생들을 선발하려 해 등급제로 인한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능등급제 도입으로 과거처럼 학생들을 1~2점으로 줄세우는 폐단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한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수능등급제의 취지는 빛이 바래버렸다.
이처럼 한해 동안 정부와 대학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니탓, 내탓' 공방을 벌이며 충돌하면서 정작 애꿎은 수험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가 대학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하는 대학, 공교육을 살리려면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 가이드라인을 잡아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육부.
새 정권이 출범하면 이 둘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묘안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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