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증시> ①코스피 2,000 시대 본격 개막

  • 등록 2007.12.16 0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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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지난 7월24일. 개장을 기다리는 주식 투자자들의 눈은 온통 코스피지수로 쏠렸다.

전날 1,993.05까지 치솟은 채 마감한 지수가 이날만은 우리 증시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2,000 고지'에 등정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지수는 힘차게 치고 올라가 개장과 동시에 2,000대를 뚫었다.

이날 종가는 아쉽게 1,992.26을 기록했지만 다음날인 25일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후 2시22분 사상 최고치인 2,011.17까지 치솟은 뒤 2,004.22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처음 2,000을 돌파한 것으로, 우리 증시가 기업체질 강화, 간접투자문화 확산 등에 힘입어 새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었다.

코스피지수는 1980년 100으로 출발해 꼬박 27년 만에 2,000으로 자랐고, 1989년 1,000에서 2,000으로 오기까지는 17년이나 걸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6월 장중 270대까지 떨어졌으나 펀드 중심의 간접투자문화 정착으로 2003년 3월 대세 상승국면에 진입한 뒤 올해 5월31일 1,700, 6월18일 1,800, 7월12일 1,900을 거침없이 넘어섰다.

앞서 올해 7월4일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합산 시가총액이 처음 1천조원을 돌파해 지수 2,000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1956년 3월3일 국내 증시 최초 개장일에 조흥은행, 경성방직 등 12개 종목으로 출발한 우리 증시는 16일 현재 총 1천703개 종목(유가증권시장 687개, 코스닥종목 1천16개)로 늘어났다.

◆'지수 2,000시대 개막'의 의미 = 코스피지수 2,000 돌파는 한국증시가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시장으로 한발짝 다가섰음을 나타낸다.

올해 안타깝게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FTSE(FinancialTimes Stock Exchange) 선진국시장 편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유럽계 자금이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FTSE는 MSCI 지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투자지표다.

2,000 돌파로 지정학적인 불안 등으로 인한 한국증시의 저평가 문제도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한국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은 여타 신흥시장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나아가 환란, IT 버블 붕괴, 카드 대란 등을 거치면서 체질을 강화한 한국증시가 본격적인 대세상승기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현재 우리나라 사정과 비슷하게 베이비붐 세대가 자본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던 1980년대 미국의 경우 다우지수가 1982년 10월 1,000을 돌파한 뒤 25년째 장기랠리를 펼쳐 올해 들어 14,000까지 오르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예전 1,000포인트 시대에는 우리 증시를 외국인이 좌지우지했지만 2,000시대에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국내 자금이 우리 증시의 주도권을 잡게됐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수 2,000 돌파의 배경 = 증시 호황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간접투자로 대표되는 선진증시문화의 정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03년부터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었다.

전체 펀드 계좌는 올 9월 말 기준 1천922만개로 총 가구수(1천641만7천가구)를 넘어 `1가구1펀드 시대'로 진입했다.

국내 펀드시장도 올 들어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급성장에 힘입어 '전체 설정액 300조원 - 주식형펀드 1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황건호 한국증권업협회 회장은 "올해 외국인이 23조원 넘게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간접투자 활성화로 인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으로 이 물량을 국내 자금이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란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체질이 크게 개선된 것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으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밀려들면서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조선, 화학, 운송, 철강업종 등 중국 관련 업종이 중국경제의 고속성장과 맞물려 실적이 대폭 확대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으며, 증권주들도 자본시장통합법 국회 통과 이후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 강세를 나타낸 점도 우리 증시에 든든한 `원군' 역할을 했다.

박 센터장은 "상장기업들이 올해 들어 과거 강세장 때와 달리 유상증자를 많이 하지 않았다. 증시로 자금이 몰려 수요는 많아지는데, 공급은 그대로여서 지수는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증시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는 투신사, 운용사 등이 체계화돼 수요기반도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활황의 가장 큰 요인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선진국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우리 경제의 진폭이 줄어들어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기업들은 무리한 투자에 나서지 않아 자금여력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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